아내의 생일 1.이제 나는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의 나들이가 부담스러운 나이가 됐다. 언제부터인지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그랬다. 과거로의 추억 여행에 익숙한 나이도 되었다. 일광은 그런 곳이었다. 나들이하기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추억이 있는 곳, 나는 승규와 함께 그곳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바쁜 출근 시간을 피했지만 늦은 아침에 움직이는 승객들로 붐볐다. 다행히 경로석이 비어 있어 그곳에 앉았다. 부담 없이 경로석에 앉을 수 있는 우리는 누가 봐도 노인이었다. 환승할 교대역이 몇 번째 역인지 확인하기 위해 맞은편 노선도를 바라보았다. 물론 차내 방송이 있긴 하지만 무엇이든 확인을 해야 하는 습관이 생긴 탓
기억의 집미숙이 그 집에 간 건, 일 년 전 3월이었다. 입주 가사도우미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전화하자 인력사무실 여자가 말했다. “일단 오세요. 만나서 얘기하죠.” 미숙은 술만 마시면 두들겨 패던 두 번째 남편과도 헤어지고 빈털터리였다. 남편이었던 작자는 끝까지 이혼해 주지 않으려 했지만 그녀가 간염으로 쓰러지고 일하던 식당에서도 쫓겨나자 헤어져 주었다. 월세 보증금과 미숙의 퇴직금을 가져가는 조건으로. 5층짜리 건물 꼭대기에 있는 사무실은 전화기가 놓인 책상 하나, 4인용 소파와 테이블, 캐비닛 하나가 전부였다. 미숙이 문을 열자 책상 앞에 앉았던 여자가 빙긋 웃으며 일어선다. “조미숙 씨?” 여자는 턱으로
엄마라는 독거도미역국에 섬들이 떠있다 식은 사발 속으로 번진 석양도 좌초된 선박에서 흘러내린 폐유처럼 차가운 해류에 둥둥 떠다니다 가라앉았다 갯바위에 들러붙은 따개비도 바지런히 드나드는 포말의 집이라고 함부로 뜯지 않던 엄마의 늦은 오후가 어쩌다 욕심 부린 적재량을 견디지 못해부력을 잃고 하현달로 쓰러졌다 거듭거듭 뭍에서 섬을 밀어내는 결항 안내방송만 벼랑 끝까지 날 몰고 가는데 붉은 다라이에 찰방찰방 담가둔 다도해,동백꽃도 누런 꽃눈으로 밤을 지새웠는지 저 멀리 아물대는 눈꼽재기창에도 잔불이 깜박이는데 쫑긋 세운 미역귀가 부엌 귀탱이를 지킨 아궁이는 지난여름 갱번에서 걷어온 미역 줄거리
‘2020년 제1회 글로리 시니어 신춘 문예 공모’ 심사결과 시, 단편소설, 동화, 수필 등 4개 부문에서 한국 문학을 이끌어갈 21명의 새로운 시니어 작가들이 탄생했습니다. 당선자 여러분들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 왕성한 활동으로 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별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아울러 앞으로 계속될 글로벌경제신문 시니어 신춘문예의 전통을 계속 이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시, 단편소설, 동화, 수필 당선작은 2020년 1월 7일(화) 오전 10시에 글로벌경제신문 온라인에 게재됩니다. ○ 대상 : 이경숙 ‘엄마라는 독거도’(시) ○ 시 - 고희수 ‘적막’ - 권분자 ‘뼈의 힘’ - 김인숙 ‘만근 이야기’ - 이
◆ 심사위원 : 김경식, 장재선, 한지수, 김 진 ◆ 심사평 이경숙 ‘엄마라는 독거도’(시) 첫 번째 공모임에도 올해 ‘글로리 시니어 신춘 문예’에는 수작들이 많았다.각 부문마다 심사위원들이 좋은 작품을 탈락 시켜야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심사위원들이 난상토론 끝에 대상작으로 시 부문 이경숙 작 ‘엄마라는 독거도’를 뽑았다. 역시 대상 후보작으로 시 부문 고희수 작 ‘적막’ 등이 거론 되었다. 고희수 작가는 탁월한 언어 감각과 더불어 시문학의 감동과 여운을 이끌어 내는 공력이 뛰어나다. 이 작품들을 시집에 넣어서 발표하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것으로 보인다.다만, 새로움을 더 높이 평가하는
◆ 심사위원 시인 장재선- 국제 PEN 회원 - 한국문인협회 문학생활화위원회 위원장 - 세계한글작가대회 집행위원(2019) - 문화일보 사회부장, 문화부장 - 서정주 문학상 등 수상 - 시집 , , , 외 다수 ◆ 심사평 고희수 ‘적막’ 중환자실 풍경을 온축된 언어로 담아낸 시적 내공이 빼어나다.다른 작품들의 수준도 높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농밀하다. 이지헌 ‘바람의 길’ 이웃에 대한 애정을 문학적 언어로 담백하게 표현하면서 음악과 회화의 균형적 아름다움을 시작품으로 구현해냈다. 권분자 ‘
[정병휘 기자] ◆ 심사위원 소설가 한지수- 1967년 경기 평택 출생- ‘문학사상’ 신인상에 중편 로 등단- 소설집 , 장편소설 , , , 외 다수◆ 심사평정경애 ‘기억의 집’소설의 미덕인 재미를 갖춘 단편이다. 이미 완벽한 플롯을 짜놓고 굵직한 사건을 배치한 상태로 쓰인 듯 탄탄하다. 사진으로 보여주는 복선과 반전도 꽤 그럴듯하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 심사위원 수필가 김경식- 1960년 충북 괴산 출생 - ‘조선문학’에 ‘시’ 등단 - ‘책과 인생’에 ‘수필’ 등단 - 시집 , 새벽길 떠나며>외 다수 - 기행 수필 , 외 다수 - 국립한국문학관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 위원 - (사)국제PEN한국본부 상근 사무총장 -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內 수필 게재 ◆ 심사평 구경자 ‘요양원’ 수필은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감정이나 정서를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장르이다.구경자의 수필 ‘요양원’은 인간의 생로병사의 마지막 삶의 공간인 요양원의 모습을 자신의 부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에 이어 미국, 중국 거주 교민들까지 국경과 지역이라는 경계는 문학을 사랑하는 시니어 문학인들에게는 아무런 제한이 되지 않았다. 글로벌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글로리서울안과가 후원한 ‘제1회 글로리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에는 모두 1000여편의 국내외 시니어 문학가들이 집필한 수작(秀作)들이 출품됐다. 50세 ‘젊은’ 시니어부터 80세가 넘는 응모자도 수두룩했다.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했다. 수많은 인생의 경험과 습작의 시간들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와 수필로 탄생했고, 삶의 의미와 그들만의 인생철학은 빼어난 수필로 재탄생했다. 기존
◆ 심사위원 아동문학가 김 진 -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우리 동네 마루」로 당선되었다.2013년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로 제3회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책으로 『럭키 파트라슈』, 『외뿔 고래의 슬픈 노래』, 『그림을 그리는 신비한 어둠 상자』 외 여러 권이 있다. ◆ 심사평 박진미 ‘접이식 의자’ 남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 ‘엄마 없는’ 아이 정진이가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씨줄로, ‘아빠 없는’ 아이 혁수와 다툰 뒤 화해를 하는 과정이 날줄로 하여 ‘접이식 의자’를 매개로 짜여진 이야기로, 잘 갖추어진 짜임새와 문학이 주
'제1회 글로리 시니어 신춘 문예 공모'에 응모해 주신 전국의 시니어 문학인 여러분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현재 응모부문별 심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당선작은 2020년 1월 6일(월) 오전 10시 글로벌경제신문 온라인을 통해 발표됩니다.다시 한번 이번 공모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글로벌경제신문 편집국 시니어신춘문예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