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란 무엇일까. 기억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리움이란 무엇일까. 이들은 삶의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있는 소중한 재료다. 추억과 기억과 그리움이 서로 따뜻하게 맞물려 호흡하고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는 느낌과 만족을 누릴 수 있다. 우정도 그렇게 우리의 마음속에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41년 만에 친구를 기다린다. 고교 동창생을 기다린다.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기대와 설렘도 동행해 있다. 다행히도 나는 그를 단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내 이야기보따리가 꽃을 피웠다. 역시 41년
소크라테스는 고발인 멜레토스와 일문일답을 계속했다. 소크라테스 (약칭 소) : 멜레토스여, 우리에게 말해주시오. 내가 어떻게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거요? 그대가 작성한 고발장에 따르면 나는 국가가 믿는 신들 대신 다른 새로운 신들을 믿도록 가르침으로써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고 했는데, 맞나요? 멜레토스 (약칭 멜) : 내 말은 분명 그런 뜻입니다. 소 : 그렇다면 멜레토스여, 나는 그대가 어느 것을 주장하는지 몰라서 그러니 답해주시오. 내가 어떤 신들을 믿도록 젊은이들을 가르치는데 그 신들이 국가가 믿는 신들과는 다른 신들이기에 그
콧물, 코막힘이 주증상인 비염은 만성이 되면 집중력 저하, 두통, 잦은 감기 그리고 축농증으로 변화된다. 비염은 흔히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질병이지만, 비염이 완치되었다는 말을 듣기는 어렵다. 비염의 원인이 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호흡기계통과 피부, 그리고 횡격막에 이르는 몸통에서 발생한 불균형에 원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비염이 쉽게 낫지 않는 이유를 동의보감에서 찾아보자. 동의보감에 따르면 폐가 상하는 것은 몸을 차갑게 하는 것과 차가운 것을 마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필자가 20년 넘게 비염 치료를 해 보았어도 위의 2가
민주정치의 본향인 고대 아테네는 그리스 폴리스들 가운데서도 가장 큰 나라였다. 그런데 전성기에조차 인구는 30만 명 내외에 그쳤다. 시민 모두가 참정권을 가졌지만 주민 모두가 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남자로서 18세가 되면 시민 명부에 올랐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20세가 되었을 때 참정권을 부여받았다.여성, 미성년자, 노예, 거류외국인에게는 참정권이 없었다. 전체 인구 가운데 시민의 비율은 대략 8분의 1쯤이었다고 한다. 시민의 수가 3만 명이었다면 전체인구는 25만 명 안쪽이었다고 할 수 있다. 4만 명에 까지 이른 때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편하고 쾌적하게 하는 것이 휴식이다. 한자를 들여다보면,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休) 자연스럽게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息) 모양새다. 이처럼 보통 휴식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있는 것을 가리킨다. 곤히 잠을 자거나 인지능력을 전혀 쓰지 않고 진짜 가만히 있는 것을 대체로 휴식이라고 한다.그러나 쉬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법도 다 다르다. 바쁜 일을 내려놓고 멍하니 먼 산 바라보거나, 차를 마시면서 여유로움을 즐긴다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거나, 정말 아무 것도 안하
세종 임금 때 청백리 맹사성(1360~1438)은 공직자들의 귀감이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손녀사위이기도 한 그는 세종 때에 류관 · 황희와 함께 3청(淸)으로 이름났다. 맹사성은 그의 호 고불(古佛)처럼 허리가 구부정하고 검은 소를 타고 피리 불고 다니는 소탈한 재상이었다. 그는 청빈은 말할 것도 없고 소통의 달인이었다. 그 일화가 바로 공당문답(公堂問答)이다.맹사성은 아버지 맹희도가 충청도 온양에 계셔서 문안을 드리러 거의 매주 온양을 갔다. 언제인가 한번은 온양에서 서울로 가는 도중에 경기도 용인에서 큰
김대업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뒤바꿔버린 놀라운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아무리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라도 어떻게 대통령을 바꿀 수 있겠는가. 그것도 사기수법으로! 그런데 그는 그렇게 했다. 2002년 제16대 대선 때 이른바 ‘병풍(兵風)’이라는 것을 일으켜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날려버렸다(득표 차: 570980표). 중국 무협소설에 나오는 장풍(掌風)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손바닥에 공력을 모을 필요도 없다. 입만 열면 되는 구풍(口風)으로 당선 반보 앞에 있던 대선 후보를 나뒹굴게 만든 것이다.하수인의 종말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정치가, 시인, 장인(匠人)들을 찾아다녔다. 그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무지가 드러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망스러게도 정치가, 시인, 장인들은 한결같이 위선자였다. 그들은 자신의 무지를 전혀 깨닫지 못했고 자만했다. 이렇게 소크라테스는 30년간 현자를 찾아다녔고 특유의 산파술로 꼬치꼬치 물었다. ‘캐물은 삶’을 산 것이다. 이러자 그를 따라다니는 젊은이들도 계속 캐물어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젊은이들에게 당한 사람들은 소크라테스에게 화를 내며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고 비방했다.이리하여 BC
세월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사회적 지위, 건강과 에너지, 찬란한 꿈과 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만을 전시하며, 마치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고자 노력하는 노년들이 많다.그들은 “난 나이 들었지만 여전히 멋있고 행복해!”라고 말하지만, 실제 삶에는 즐거운 순간보다 그렇지 않은 순간들이 훨씬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우울해지고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어째서 이런 것들은 숨기고 마치 즐거운 일만 일어나는 것처럼 행복을 자랑하는 습관이 생긴 걸까?혹시 멀쩡하게 사는 듯 보여야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
이곳 앞바다를 지나가는 바람의 노래도, 바다에 들어가 몸을 씻는 햇살도, 모두 옥빛, 옥빛, 옥빛이었다. 이 옥빛의 축제를 즐길 갈매기 떼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아, 누가 이런 빛깔을 빚어놓았을까. 이 아름다움의 근원을 묻고 싶었다. 그 옛날 어느 여인이 이곳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을 잊지 말아 달라는 염원인가. 아니면 그 슬픔을 씻어주려는 해신(海神)의 배려인가. 바다는 순결의 결정체처럼 고고하다. 이곳에 설치된 등대의 역할은 항해하는 모든 배에게 이 옥빛을 전해주는 것이리라. 산다는 것이 늘 이 옥빛처럼 아름다운
치유산업 현장을 다루면서 필자가 찾은 곳은 산림 치유 현장이다. 해양치유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산림치유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의 70 % 가 산림이다. 2022년 산림복지 시설을 이용한 수혜인원이 2,260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44%이다. 전 국민의 절반정도가 이용하는 산림복지 현장이다.강원도 춘천시에 소재하는 국립춘천숲체원을 다녀왔다. 산림청 산림복지진흥원 산하 기관이다. 정확한 위치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장본 2길 331이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어 서울 시민의 접근성도 좋다.산림치유는 개념은 비교적
목민관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愛民)’은 거창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실천 하나가 백성들에게 감동을 준다.이런 선비가 청백리 기건(奇虔?~1460)이다. 호는 청파(靑坡)인데 집이 청파(靑坡 서울시 청파동) 만리현(萬里峴)에 있었다. 그는 걸어서 명륜동에 있는 성균관에 다니면서 ‘대학, 중용’ 등을 외우곤 했다. 학행(學行)으로 이름이 높아 세종 때 과거시험을 거치지 않고 발탁됐다.일찍이 황해도 연안(延安)군수가 됐는데, 군민(郡民)들이 군수에게 붕어를 바치는 것 때문에 힘들어했다. 기건은 3년 동안 붕어를 먹지 않고 술
50대 K씨는 오늘도 밤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간다. 소변이 급해서 깨어났지만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아픈 채로 시간만 흘러간다. 물을 내리고 옷을 정돈하고 돌아서는데 나오지 않은 소변이 가득한 느낌은 여전하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또렷하기만 하다. 어렵게 잠에 들어도 2시간이 지나면 다시 화장실에 가야 한다. 이런 일이 하룻밤에 많게는 다섯 번, 적으면 한두 번 반복된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잔 듯 만 듯하고, 하루 종일 피곤하고 낮에도 소변은 급하고, 시원치 않고, 잔뇨감이 가득하다. K씨는 혼잣말
국회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난달 20일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 의견을 냈었다. 김 의원은 국회 본회의, 상임위 및 소위 활동 중에도 코인(가상화폐) 거래를 200여회나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문위가 이 같이 파악하기 전까지 김 의원은 상임위 중에 두세 차례 거래를 했을 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2021년 말 코인을 팔아 보유했던 현금화 가능한 거래소 잔액도 한때 약 99억 원에 달했다는 것이 자문위의 잠정조사 결과였다.코인 김남국 구하기 뜻 모은 민주당김 의원은 당초 소속돼 있던 더불어민주당이 자체 조사
누구나 인생에서 한두 번 실수는 한다.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쯤은 품고 산다. 하지만 창피하니까 숨기고 산다.내게는 결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생의 바닥, 희망과 열망을 잃어버렸던 청소년기가 있었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도시 이주가 한창이었던 1970년 봄,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몇 달 안 된 어느 날에 갑작스레 학교를 자퇴하고 상경을 감행했다. 이유는 서울만 가면 일류대학 나와서 국회의원이나 장관쯤은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얼마나 황당한 생각이었는지를 깨닫는 데는 1~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검정
조선 시대에 가장 공정하게 인사를 한 이조판서는 누구일까? 선조 때의 이후백(李後白:1520-1578)이다. 1578년 6월 1일자 『선조수정실록』에는 이후백의 일화가 적혀 있다.“이후백이 이조판서 시절에 힘써 공론을 숭상하고 어떤 청탁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무리 친구라도 자주 와서 안부를 살피면 탐탁지 않게 여겼다.하루는 친척이 찾아와서 대화 중에 벼슬을 부탁하였다. 이후백은 얼굴빛이 변하면서 작은 책자 하나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앞으로 관직에 제수할 사람들 명단이었다. 친척의 이름도 그 속에 기록되어 있었다. 이후백이 말하기를
전남 장성군 황룡면에는 청백리 박수량(1491∽1554) 묘소가 있다. 묘 앞에는 글자 한 자도 새기지 않은 백비(白碑)가 있다.“그의 청백함을 알면서 비(碑)에다 새삼스럽게 그 실상을 새긴다는 것은 오히려 그의 청백에 누(累)가 될지도 모른다.”명종 임금은 청백리 박수량의 삶을 기리기 위해 이렇게 말하고 백비를 하사했다. 먼저 1554년 1월 19일자 『명종실록』에 실린 박수량의 졸기를 읽어보자. “지중추부사 박수량이 죽었는데, 전교하였다. ‘염근(廉謹)한 사람이었는데 그가 죽었으니 매우 슬프다. 특별히 치부(致賻)하라.’ 박수량
우리나라는 2018년에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서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내후년인 2025년에는 20%를 넘어서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고, 2040년대에 가면 인구 셋 중 한명은 노인일 거라고 난리다.과연 우리사회는 이렇게 심각한 고령화 위기에 직면하게 될까? 사람들은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갈 사회를 두려워하고 있지만 생각만 바꾸면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인구 고령화 요인은 두 가지다. 장수와 저출생. 이중에서 적어도 장수로 인한 고령화는 우리가 사실을 잘못 인식하고 대응하기
# 인도 팔 판사에 대한 예우도쿄 재판에서 ‘일본 무죄론’을 주장한 인도의 팔(1868~1967) 판사는1966년에 일본 총리 기시 노부스케(1896~1987 도쿄 재판 A급 전범으로 아베 신조 총리의 외조부이다.)의 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일본 최고의 훈장을 수여 받는 등 융숭한 대접을 받았는데 이때 팔은 “일본이 전쟁범죄를 일으켰다고 어린이들에게 뒤틀린 죄의식을 심어 주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을 다시 한번 두둔했다.2007년에 아베 신조 총리가 인도를 방문했다. 이때 아베는 컬커타에서 팔 판사 아들을 만났는데, 아베
느닷없이 정율성이라는 이름이 언론에 등장해 국가보훈부와 광주광역시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23일 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정율성은 친가 외가 모두가 호남을 대표하는 독립운동 집안의 음악가이다. 이미 그의 이름을 내건 동요제가 광주에서 18년 째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기념공원도 48억 원 예산이 모두 투입됐고, 올 연말에 준공된다고 한다.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22일 SNS에서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한데 대한 답신이었던 셈이다. 박 장관은 정율성이 중국 공산당에 가입해 ‘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