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업계와 외식업계 최대 화두는 '친환경'이다. 이들 업계는 빠른 시일 안에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용기나 재활용 가능한 원자재 등 사용해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을 넘어 반드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필(必)환경 트렌드까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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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외식업계는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고 제품을 포장하는 패키징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플라스틱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일일 플라스틱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지방자치단체 수거량 기준 하루평균 853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9년 하루평균 수거량인 744만톤에 비해 수거량이 15%가량 증가한 것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배달과 배송이 크게 늘어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었기 때문 생활폐기물의 양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감염 방지를 위해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다회용기 사용을 기피하는 것도 일회용 쓰레기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외식업계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포장용기로 대체하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국내 배달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배민)이다. 배민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소비자가 주문할 때 앱에서 일회용 수저·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또 배달 음식점 전용 소모용품 쇼필몰 '배민상회'를 통해 친환경 종이 용기를 제공해 입점업주들의 친환경 경영을 독려한다.

같은해 9월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배달앱 '요기요'도 레스토랑 파트너와 요기요 소비자들이 모두 환경보호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주문 시 일회용품 안받기 등 필환경 기능을 추가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쇼핑몰 '요기요 알뜰쇼핑몰'에서 100% 생분해 성분 친환경 비닐봉지 등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패스트푸드 업계도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고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뚜껑으로 교체하고 있다. 아울러 햄버거 등 제품 포장에 필요한 모든 포장재를 재생 가능하거나 재활용된 원자재를 사용한 포장재로 전환하고 포장재에 사용되는 잉크도 천연 잉크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계는 제품 포장 패키징 교체 작업을 통해 친환경 경영을 실천 중이다. 포장재 과다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포장재를 최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용기의 두께를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또 신세계푸드는 비목재 펄프인 '사탕수수 펄프', 100%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수지인 'PLA(Poly Lactic Acid)'와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등 생분해 필름을 적용한 친환경 아이스팩을 개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아이스팩은 땅 속에서 자연 분해되는데 3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존 아이스팩은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땅속에서 분해되는데 100년 이상 걸린다.

사진=신세계푸드
사진=신세계푸드

제과업계는 포장재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포장 인쇄에 사용하는 잉크 사용량을 줄여 친환경 기조를 실천하고 있다. 오리온이 가장 적극적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70억원을 투자해 도입한 플렉소 인쇄설비로 포장재를 생산 중이다.

음료업계는 ‘무라벨’ 제품과 탈(脫)플라스틱으로 친환경을 실천한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올초 라벨을 붙이지 않고 페트병 자체에 음각 형태로 브랜드를 넣은 ‘아이시스8.0 ECO’ 상품을 출시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다. 

매일유업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친환경 포장 소재 ‘TPA 드림캡(Tetra Prisma Aseptic DreamCap)’에 음료를 담아 외부의 햇빛과 열에 강하며, 상단에 캡이 있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즐겨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사진=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는 스프라이트의 기존 초록색 페트병을 재활용에 용이한 무색 페트병으로 전면 교체했다. 스프라이트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초록색 페트병을 유지해 왔으나, 기존 초록색 페트병이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인 점을 고려하여 재활용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 재질의 무색 페트병으로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코카콜라는 2025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를 재활용에 용이한 친환경 패키지로 교체하고, 2030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병, 캔 등)를 수거 및 재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패키지(World Without Wast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그린슈머가 늘어나 식품업계는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있다"며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친환경을 넘어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강조되는 필환경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