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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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청약자가 대거 몰리면서 균등배정 방식 도입에도 불구하고 청약자 32만명은 1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인기 공모주의 경우 1주를 받으려면 증거금으로 최소 수천만원을 넣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소액 청약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균등배정 방식을 도입했는데 결과적으로 균등배정 방식이 청약 흥행 요인으로 작용하면서다.

각 증권사는 배정받은 물량 중 절반은 최소 청약 수량을 낸 모든 청약자에게 고루 배분하는 균등배정 방식으로, 나머지 절반은 증거금에 비례하는 기존 방식으로 배분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이날 6개 주관 증권사에는 63조6000억원이 몰리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소 청약 수량은 10주다. 증거금 32만5000원(증거금률 50%)을 넣으면 1주를 받을 수 있다.

또 여러 증권사에서 중복 청약도 가능해 청약을 받은 6개 증권사에 모두 계좌를 열어 각각 청약하면 6주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경우 14만5928주가 균등배정 수량인데, 청약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39만5290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무작위 추첨으로 청약자 1명에게 1주씩 14만5928주를 배정한다. 25만2000명에 달하는 청약자들은 1주도 못 받게 된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균등배정 물량이 14만3438주인데 청약 건수는 20만9594건이었다. 마찬가지로 추첨을 통해 14만3000여명이 1주씩을 받지만 나머지 6만6000여명은 1주도 받지 못한다.

물론, 이들이 다른 증권사에 중복으로 청약했다면 받을 수는 있다.

반면 SK증권에서 청약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1인당 2주씩 받을 수 있게 됐다. SK증권의 경우 균등배정 물량이 23만3484주인데, 청약 계좌 수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1만6114건이었다.

이에 따라 1인당 2주씩 배정받고, 남은 1256주는 추가로 추첨을 통해 배정돼 최대 3주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물량이 가장 많은 NH투자증권[005940]의 경우 균등배정 물량은 107만9864주인데 청약 계좌 수가 64만6826건이었다. 청약계좌 1개당 1주씩 배정하고 남은 43만여주는 추첨을 통해 배정한다. 43만여명은 2주를 받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균등배정 물량이 67만1267주인데 청약 건수는 55만432건이었고,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64만2081건의 균등 물량에 청약건수는 47만9911건이었다.

이들 증권사에서 청약한 이들은 최소 1주, 최대 2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자사에 약 1억원(3000주 청약 가정 시 청약증거금 9750만원)을 청약한 경우 균등배정 최소 1주와 비례배정 최소 4주 등 최소 5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경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은 "올해 최대 규모의 공모여서 관심도가 기본적으로 높았다"며" 최근 증시 조정으로 단기 유동자금이 늘어난 데다 공모주제도 개편으로 균등배분 방식이 도입된 것도 흥행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여러 증권사에서 청약할 수 있는 중복 청약을 올 하반기부터 금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