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흰소'.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중섭 '흰소'. 사진제공=연합뉴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품은 모두 1488점(1226건)으로 이 가운데 이중섭과 유영국의 작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8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개최한다.

앞서 7월 개막하는 덕수궁관 전시 역시 일부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기증된 이건희 회장 소장 미술품의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이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은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총 238명의 작품 1369점을 비롯,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 등 모두 1488점이다.

이 가운데 회화 412점을 비롯한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조각 104점, 공예 136점 등의 온갖 장르 작품이 포함돼 있다.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 .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 .

각 제작 연대별로는 1950년까지 제작된 작품이 모두 320여 점이다. 이는 전체 기증품의 약 22%에 이른다.

이어 작가 출생연도 기준으로 1930년 이전 출생한 근대작가 작품이 대략 860점으로 이는 58%에 이른다.

작가별로 보면 유영국이 회화 20점을 비롯, 판화 167점 등 모두 187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이중섭 작품이 회화 19점을 비롯한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등 총 104점이다. 뒤를 이어 유강열 68점과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 등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기증이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1950년대 이전 작품은 모두 960여 점에 불과했다.

이 밖에 기증품에는 김은호를 비롯,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박래현 등의 한국화 대표작이 대거 포함됐다.

이상범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1922)과 노수현의 대표작으로 전해진 '계산정취'(1957), 김은호의 초기 채색화 정수를 보여주는 '간성(看星)'(1927), 김기창의 대작 '군마도'(1955) 등도 있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이 구매하기 힘들었던 박수근과 장욱진, 권진규, 유영국 등 근대기 대표 작가들의 작품도 골고루 망라돼 있었다.

근대미술 희귀작이 여럿 기증된 것도 의의가 있다. 나혜석 작품 진위평가의 기준이 되는 '화녕전작약'(1930년대)을 비롯, 이중섭의 스승이기도 했던 여성 화가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총 4점만 알려지는 김종태의 유화 가운데 한 점인 '사내아이'(1929) 등이다.

이어 첫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된 해외 거장 작품으로는 모네와 고갱,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등의 작품도 포함됐다.

이번 기증된 작품들이 전시되는 '이건희 컬렉션'은 7월 덕수궁관에서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 전에서 도상봉의 회화 등 일부 작품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어 8월에는 서울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 전에서 이뤄진다.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 전에서는 모네를 비롯,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에서는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박수근 회고전을 비롯,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개최되는 한국 근대미술전 역시 기증된 작품이 공개된다.

또 과천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한데 엮은 '새로운 만남' 전이 내년에 선보이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한데 엮은 '보이는 수장고'에서 이건희 컬렉션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닌 내년에는 지역 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도 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 1000점 이상의 대량의 기증은 처음으로, 기존 8782점에 이번 기증품을 합한 소장품 1만점 시대를 맞게 됐다고 전했다.

기증된 작품들은 과천관 수장고에 들어간다. 공식적인 명칭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순차에 따라 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까지 기초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도록 발간을 첫 스타트로 학술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혜석 '화녕전작약' 
나혜석 '화녕전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