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안과병원 정근 원장. (제공: 정근안과병원)
정근안과병원 정근 원장. (제공: 정근안과병원)

70대 A씨는 최근 길을 걷다가 똑바로 서 있는 전봇대가 휘어져 보여 당황스러웠다. 집안 욕실 내 사각 타일도 굽어져 보였던 일이 기억나 급히 안과를 찾으니 뜻밖에 황반변성이라고 했다.

A씨처럼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휘어져 보이다가 점점 시력이 저하되면서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안질환이다.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황반변성은 75세가 넘어서면 급격히 늘어난다. 오는 4일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의 날’로서 이날을 맞이해 실명의 원인질환인 황반변성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부산 정근안과병원(원장 정근)에 따르면 각막이 카메라에서 렌즈 역할을 한다면 망막은 상(이미지)이 맺히는 필름이다. 망막의 가장 중심부위에 해당하는 지름 약 1.5㎜의 누르스름한 부위를 황반(黃斑)이라고 한다.

황반은 빛을 감지하고 사물의 시각 정보를 처리·통합해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함으로 시각화한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사물이 완전히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눈의 중심에 변성이 생겨 초기에는 물체의 상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왜곡돼 보이다 점차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결국 실명에 이른다.

이 질병의 주원인은 노화로 황반에 변성이 생기면 구겨진 필름처럼 상을 정확히 맺을 수 없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된다.

나이가 들면 햇볕에 노출되고 피부 영양소가 떨어지면서 팽팽한 피부가 주름 잡히고 변색되듯이 망막의 중심 황반에도 주름이 잡히고 변성이 생기는데 이를 노인성 황반변성이라 한다.

또한 심혈관계 질환, 흡연, 고 콜레스테롤혈증, 당뇨 등도 황변변성의 원인에 해당한다. 과도한 광선(자외선) 노출, 낮은 혈중항산화제 농도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외부활동이 많아 햇볕에 쉽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서 황반변성이 흔하다.

최근 수명이 증가하며 대부분 백내장수술을 받게 되는데 수술 후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에게서 노인성 황반변성의 기저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 전 황반변성 정밀검사를 꼭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 진단은 ▲안저(망막) 검사 ▲형광 안저촬영 ▲빛간섭 단층촬영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일단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눈이 불편하면 망막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건성·습성으로 구분되는데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 방법으로 ▲안구 내 주사 ▲광역학 요법 ▲레이저광 응고술 등이 있다. 황반병성의 진행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항산화제 섭취, 선글라스 착용이 권장된다.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황반변성의 예후는 대체로 나쁜 편이므로 무엇보다 햇볕의 과다노출을 피해 야외활동 시엔 선글라스나 챙이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근 원장은 “최근 들어 새로운 황반변성 치료법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으나 현재로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예방을 위해 루틴성분이 있는 영양제나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블루베리,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된 당근 섭취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