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를 맞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대 근접하는 등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5% 진입을 눈앞에 뒀다.

당장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해 3월을 시작으로 4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 또 오른 주담대 금리…코픽스 30개월 만에 최고치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2월 기준 1.69%로, 전월(1.55%) 대비 0.14%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7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며,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일제히 상향 조정되며 6%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1~5.21% 수준에 이른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경우 전일 3.57∼5.07%에서 이날 3.71∼5.21%로 0.14%p 높였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3.94∼4.95%, 4.03∼4.33%로 전일대비 0.14%p 올렸다. 신한은행은 3.71∼4.76%, 하나은행은 3.81∼5.11% 수준이다.

■ 주담대 6%·전세대출 5% 시대 온다…영끌족 어쩌나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영향으로 대출금리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분까지 반영되면 다음 달 대출금리는 더 오르게 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장기간 이어져 온 제로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가운데 앞으로도 한동안 대출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다.

앞서 지난 14일 한은이 새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직전 수준인 1.25%까지 회복됐으나, 시장 안팎에서는 연내 한두 차례 더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 연준이 예상보다 빠른 올해 3월부터 연내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를 재촉하는 요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한 차례 더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가 연 1.5% 된다 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연내 추가 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 지난해 7월만 해도 3%대 수준에 불과했던 주담대 최고금리가 머지않아 6%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신용대출과 전세대출도 5%대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10명 중 8명은 변동금리를 선택한 셈이다.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는 대출 차주들에게 고스란히 이자 부담 가중으로 돌아간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총 세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차주의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약 48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코로나19 타격에 대출로 생계를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초저금리 시대에 과도한 대출을 받았던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족(빚내서 투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