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이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광고 사업을 시작했다. 3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스타트업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브랜드 프로필'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브랜드 프로필은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의 기업용 계정이다. 

첫 참여 기업은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다. 첫 광고인 만큼 전국 매장에서 이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광고가 시작됐다. 배스킨라빈스가 전국 곳곳에 위치한 만큼 광고 노출·클릭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근마켓의 광고 수익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마켓 '브랜드 프로필'./사진출처=당근마켓
당근마켓 '브랜드 프로필'./사진출처=당근마켓

다만 프랜차이즈 광고를 시도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의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기존에 지역 상인들을 위한 광고·홍보인 '비즈 프로필'을 통해 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특색에 맞춘 것이다. 이를 위해 당근마켓은 대기업 광고를 거절하고 있었다. 이용자들은 대기업 광고를 거절하는 당근마켓의 방침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등 대기업 광고를 유치하게 된다면 기존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이용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업계에선 당근마켓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당근마켓의 방침이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었고, 최근 증시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1800만명, 누적 가입자수는 3000만명에 달한다. 쇼핑앱 중에선 월간 활성자 수가 쿠팡(2600만명), 배달의민족(2000만명) 등과 버금가는 플랫폼이다. 실제 지난해 이뤄진 중고거래 건수도 1억5000만건 이상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256억원, 영업손실은 352억원에 달한다. 매출이 함께 거론되는 기업들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편이다. 이는 당근마켓의 매출의 99%가 광고 사업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광고 외에 마땅한 사업 모델도 없다. 지난 2월 자체 결제 서비스인 당근페이를 내놓긴 했지만 중고거래 송금 수수료가 무료라 당장 수익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 

영업손실의 경우 지난 2020년 134억원에서 2021년 한 해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업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광고선전비와 인건비로 각각 227억원, 160억원의 비용이 지출됐기 때문이다.

당근마켓 로고
당근마켓 로고

여기에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기조 등을 이유로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약 7577억원이다. 지난 4월 투자금 1조2489억원 대비 39.3% 줄어든 수치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스타트업을 향한 관점도 보수적으로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회복 전까지는 시장 반등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 기조 등 여러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스타트업 투자심리는 얼어붙었고, 스타트업도 수익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당근마켓은 이용객이 빠르게 늘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 사업이 지역 광고에 불과해 수익 창출이 쉽지 않았다. 당근마켓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행보에 나선 만큼 보유한 이용자 수를 고려했을 때 수익이 빠르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용자들의 반감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 이탈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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