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 수산화리튬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한 모습과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과 만나 공급망 협력을 논의한 지나 라인하트 행콕 회장.(사진=각 사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 수산화리튬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한 모습과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과 만나 공급망 협력을 논의한 지나 라인하트 행콕 회장.(사진=각 사 제공)

'공급망을 사수·확보하라.'

최근 기업들이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원유, 니켈,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급이 원활치 않아서다. 그 불똥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배터리, 철강, 자동차 업종의 기업들에게 튄 모양새다. 또,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핵심 원자재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설상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 규제가 핵심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와 과학법’이라는 복병까지 생기면서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원자재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이 IRA를 시행하면서 한국산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 말고도 반도체나 배터리, 바이오 등도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거나, △ ‘미국과 FTA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 채굴, 가공된 것, △현지에서 리사이클링 된 핵심 광물을 일정량 사용 등을 명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뛰어든 수소 신사업 등에서도 핵심 원자재 확보가 관건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등 기업들이 자체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국내외 주요 거래처 및 미국 등 해외법인 등을 통해 주력 사업의 근간인 핵심 원자재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업스트림 지분 투자,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통한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주요 제조 품목의 핵심 원자재가 대부분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자리한다. 일례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대중국 수입비중이 88.0%에 달해 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수급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 북미 핵심 원재료 공급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미국 컴파스 미네랄사와 탄산·수산화리튬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2025년부터 7년간 컴파스 미네랄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인 양극재의 주요 원료인 탄산·수산화리튬의 40%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브라질, 호주, 독일 업체 등으로부터 5년에서 9년 간 탄산·수산화리튬과 리튬 정광 등을 공급받기로 한 상태다. 

LG그룹 내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의 밸류 체인 강화를 위해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켐코(KEMCO)와 리사이클 및 전구체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SK그룹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K그룹의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인 전기차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국이 앞으로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의 생산은 물론이고, 자원 및 원자재에 대해서마저도 자기들만 움켜쥐려는 처사"라며, "앞으로 미국은 물론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보호 무역 등 자국우선주의가 활개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