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대폭 강화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5일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3대 첨단전략산업 기업 관계자 및 전문가 45명과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진행한 결과를 담은 '경제 안보 시대, 전략산업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지형 변화를 이끌게 될 1순위 핵심 요인으로 국제 정치를 지목했다.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이 향후 반도체 산업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미래 밸류체인(가치사슬)은 종합반도체(ID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회사), 팹리스(설계전문회사) 중에서 IDM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IDM이 파운드리, 팹리스, 첨단 후공정을 수직계열화하는 변화 방향이란 것이다.

인텔, 삼성전자 등 IDM 기업이 파운드리 분야에 진출해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위탁제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대만 TSMC의 독점 구조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산업연구원)
(사진=산업연구원)

다만 보고서는 반도체 분업 구조 재편 과정과 선단공정 주도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낙오할 경우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과거 반도체 산업 지형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3나노 제품 양산 기술을 보유한 TSMC와 삼성전자 두 곳 뿐이었다"며 "첨단 제조 기반과 생산 경쟁력을 유지·강화하려면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수준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지원 정책을 고민하는 사이 미국반도체산업협회가 팹리스 분야에 300억달러 규모의 연방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제2의 반도체지원법'이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동차와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미래 지형 변화는 모두 기술적 요인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 연구위원은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 간 융복합이 가속화됨에 따라 산업 정책도 분야 간 경계를 허물고 연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한국이 경쟁 우위를 보유한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제2의 반도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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