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인터콘티넨탈거래소웹사이트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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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탈 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 이하 ‘ICE’)가 대형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이메일과 서류, 그리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네 명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소식에 앞서 수일 전 골드만삭스가 월가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선언해 시장이 반등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골드만삭스와 ICE의 최근 행보는 과거 범죄에 악용되는 고위험성 투기 상품으로 여겨지던 디지털 토큰이 주류편입이라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ICE의 이번 계획은 구체적 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월가 주류 기관들이 아직까지 암호화폐와 깊숙이 얽히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계획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CE 측은 이번 보도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암호화폐의 인기에 편승해 시카고 상업거래소(Chicago Mercantile Exchange) 등 일부 대형 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ICE의 이번 프로젝트는 고객이 최종적으로 실물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되는 다소 직접적인 형태의 거래로, 기존의 선물거래와는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ICE 측은 은행을 대상으로 한 ‘스와프(swap)’ 계약을 도입하는 방안을 타 금융기관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적인 달러 대 비트코인 거래와 비교했을 때 스와프 계약은 고객이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결과는 같지만 과정은 더욱 복잡하다.

그러나 스와프 거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 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행법에 완벽히 부합하는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 같은 적법성 획득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더욱 의미가 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최근 규제 당국이 이더리움 등 일부 암호화폐가 발행과 거래 과정에서 보안규정을 어긴 사실이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배후에 어떤 기관이나 조직도 없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은 규제 면에서 비트코인이 더욱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ICE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ICE가 이더리움 관련 스와프 계약 출시를 고려했으나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포기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플랫폼 제공업체인 레저엑스(LedgerX)의 폴 처우(Paul Chou) 대표는 “레저엑스 역시 같은 이유로 이더리움 상품 출시를 연기했다”며, “반면 비트코인은 기관이 접근하기에 길이 트인 편”이라고 말했다.

처우 대표는 비트코인이 요즘과 같이 많은 기관의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강력한 암호화폐 지지자 대부분이 처음에는 가장 완고한 회의주의자였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이는 건강한 의심이며 언젠가 인식이 전환되는 시점이 오는데, 대부분의 기관이 이제 그 시점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