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B생명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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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소방관·경찰관 등 위험직업군 소비자들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위험직군 가입현황(실손의료보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실손의료보험을 취급하는 DB(대표 이태운)·미래에셋(대표 하만덕·김재식)·KDB(대표 정재욱)·삼성(대표 현성철)·교보(대표 신창재)·한화(대표 차남규)·신한(대표 이병찬)·동양(대표 뤄젠룽)·ABL(대표 순레이)·KB(대표 허정수)·흥국(대표 조병익)·농협생명(대표 서기봉) 등 국내 12개 생보사들의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평균 3.4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최근 1년간 전체 신계약건수 가운데 보험개발원 직업등급표 기준 D·E등급인 상해위험등급 3등급 가입자가 포함된 계약건수 비율을 의미한다.

위험직군의 실손보험 가입을 가장 많이 거절한 생보사는 DB생명으로 나타났다. DB생명의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0%이다.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두번째로 저조한 생보사는 ABL생명으로, 가입비율은 0.003%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KB생명(0.9%), 동양생명(1.1%), 미래에셋생명(1.7%), KDB생명(2.7%) 순이었다.

특히, DB생명이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한 위험직군 수는 '233개'나 됐다.

ABL생명은 74개, 한화생명은 49개, 미래에셋생명은 42개, 교보생명은 36개, 흥국생명은 24개, 동양생명은 9개, 삼성·농협생명은 3개의 위험직군 가입을 거절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가장 높은 생보사는 한화생명(8.4%)으로 나타났다.

2위는 삼성생명(6.5%), 3위는 교보생명(6.4%)이 차지했다. 신한생명은 5.6%, 흥국·농협생명은 4.3%를 각각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직업별 보험 가입 차별 행태는 이전부터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실제로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생보사들이 경찰관, 소방관 등 위험직업군에 대해 생명보험 가입을 거부한 것이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군인·경찰관·소방관 등의 직군이 모든 직책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이 아니며, 개인 건강상태도 차이가 있는 만큼 개인의 위험도를 동일하게 평가해 일률적인 보험가입 거부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DB생명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홍보부서가 따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관련 부서에 확인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