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실명거래 실시한 중국…지금은 장외거래 '우후죽순'

2017-07-14 10:02:14
[글로벌경제신문 이지영기자]
중국 관영매체 CCTV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플랫폼 실명제 실시 4개월 만의 변화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외화 관리 규정이 매우 엄격하여 1인당 연간 최대 환전 액수를 5만 달러(한화 약 5,900만 원)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로 구매한 비트코인을 다시 해외 거래소에서 달러 등 외화로 바꾸는 방식을 사용하면 국가의 감시망을 피해 원하는 금액을 환전할 수 있다.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범죄 수사의 기본이지만 비트코인은 그간 실명제가 적용되지 않아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많았다.

이러한 잠재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4개월 전 자국 내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대대적 정비를 실시했다. 당시 잠시 중단되었던 중국 주요 거래소의 인출 서비스는 시스템적 업그레이드를 거쳐 한달 전 재개된 상태다.

매체에 따르면 정비 후 이들 거래소에는 계정을 만들 때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은행 카드번호 등 개인 정보를 인증하는 절차가 생겼다. 입력된 개인정보는 국가 DB와의 대조까지 마쳐야 한다. 4개월 전 간단한 가입 한번으로 비트코인 거래 계좌를 만들 수 있었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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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CCTV 뉴스

중국의 한 비트코인 거래소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불법거래 요청이 있을 시 전 과정을 기록해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모든 비트코인 거래소가 인증 시스템 업그레이드 규정을 실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거래소 관계자 쉬밍싱(徐明星)은 “우리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받으려면 영상 인증을 거쳐야 한다”며, “영상 속 인물을 신분증과 대조해 사용자 신분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실명제 실시 전 비트코인 거래에 관한 감독은 가상주소를 추적하는 것에 그쳤지만, 실명제 이후 모든 가상주소가 개개인의 사용자와 대응되면서 관리가 용이해졌다는 평이다.

매체는 이러한 자정 노력이 비트코인의 악용 가능성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로 불법 거래를 위한 새로운 루트가 생겨나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위 ‘장외거래(場外交易)’는 정식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개인간 현금 거래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쉬 씨에 따르면 이러한 거래는 주로 SNS나 위쳇(WeChat), 알리페이(AliPay)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개인간 직접 거래를 하다 보니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 관리 당국이 감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 당국에서 가상화폐 규정을 강화한 후 장외 거래가 오히려 급증했다. 다른 나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해외 불법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에서는 이메일 하나면 다른 인증 없이 바로 계정을 만들 수 있거나 아예 가입조차 요구하지 않는 곳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중국 3대 비트코인 거래소가 정비를 위해 인출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면서 장외 거래가 급증했다. 올해 5월 세계 최대 장외거래 사이트에서 위안화로 거래된 비트코인은 주 평균 8천만 위안(한화 약 134억 2천 만원)을 넘어섰다.

이 매체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비트코인 거래에는 ‘무법지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가상 상품의 일종이며, 그 중에서도 투자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정책, 기술 등 불확실한 요소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투자 열기 속에서 냉철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지영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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