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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순국선열들이 일제의 강제 침탈에 항거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3·1 운동이 올해로서 100주년을 맞았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정부든 기업이든 간에 사람들은 100주년, 50주년, 10주년처럼 의미있는 숫자로 표현되는 해가 되면 다른 년도에 비해 기념일 행사를 크게 치르고 의미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3·1절 100주년은 모든 국민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런데 기업 중에서도 이번 3·1절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대한항공과 조양호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50년 전인 1969년에 선친 고 조중훈 회장이 국영기업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민영 대한항공이라는 회사를 창립한 날이 바로 3·1절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제트기 1대, 프로펠러기 7대를 가지고 출범한 신생 항공사였다. 국제선 취항 노선이라고 해봐야 이웃나라 일본의 3개 도시가 전부였다.

50년이 지난 지금 대한항공은 보잉 737·777·에어버스 380 등 최신 항공기 180대, 임직원 1만9,000명, 매출 12조7,000억원의 세계 10대 항공사로 우뚝 섰다. 1999년부터 회장으로 취임해 20년간 수장으로서 회사를 경영하며 숱한 영욕과 부침을 겪어 온 조 회장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외형 뿐 아니라 질적 개선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보험사들이 항공업계 최대 가치로 꼽는 ‘안전’ 평가에서 미국· 유럽 대형사를 제치고 세계 최저 수준의 항공보험료를 내고 있다. 자동차 보험료처럼 항공보험료도 사고를 적게 낼수록 내려가는 구조라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은 ‘땅콩회항’, ‘물컵사건’으로 회자되는 가족의 일탈행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금까지도 검찰,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최순실의 공사 청탁을 끝내 거부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쫓겨나다시피 중도에 그만두는 수모도 겪었다.

조회장은 올해 3월 하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큰 분수령을 넘어야 한다. 대표이사에 재선임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연금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총에서는 행동주의펀드까지 나서서 거센 공세가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월 중순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재계 총수와의 대화’ 행사에는 부영 이중근 회장과 함께 초청 대상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겪었다.

이같이 안팎의 ‘내우외환’때문에 조 회장은 50주년인 올해 3·1절에 창립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않고 넘어가기로 해 착잡한 심경이다. 더구나 오는 6월초 한국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는 항공물류업계 UN총회라고 할 수 있는 '세계항공운송총회(IATA)' 의장을 맡아 개최 준비에 마음은 더욱 부산하고 초조하기만 하다.

50년 굴곡을 버텨오면서 특유의 뚝심과 내공이 쌓인 조 회장이 이번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경오 대표 / 글로벌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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