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8.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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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데는 공권력이 제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개혁위는 사소한 불법을 이유로 시위를 막지 말라고 권고했고, 시위 진압 도중 경찰이 피해를 보더라도 시위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자제하라는 권고도 했다. 경찰은 이를 수용했다. 이제 불법시위가 벌어져도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경찰은 시위대가 관공서나 기업체를 불법 점거하는 경우 건물주나 시설관리자가 퇴거 요청 서한 등을 보내기 전에는 강제 해산하지 않는다.
최근 민주노총의 국회 불법 점거때도 그랬지만 지난해 10월말 김천시장실과 로비·민원실을 불법 점거했을때도 집회·시위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어야 하는데 공권력은 뒷짐을 지고 있었다.

국내선 불법시위 막다가 처벌 받을 수도

괜히 잘못 개입했다가는 본전도 뽑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경찰 지휘부가 무전기로 ‘불법 점거를 시도하는 시위대를 막으라’고 명령해도 현장 경찰관이 움직이지 않는 일도 생긴다고 한다. 시위대에서 부상자라도 나오면 소송당할 게 뻔하니 차라리 무능한 경찰로 욕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선 불법시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까. 2013년 미국 뉴욕경찰국과 워싱턴 경찰국에 들러 경찰간부들로 부터 대응행태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들에게 한국의 용산참사 사건과 시도때도 없이 벌어지는 광화문의 불법 집회‧시위문화에 대해 설명해 줬더니 무척 놀라워 했다.

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거친 시위가 수시로 벌어진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믿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그들은 화염병투척과 같은 시위는 테러에 맞먹는 수준이어서 강력하게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폭력 집회는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경찰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초동단계에서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적극 진압에 나선다는 것이다.

미국은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집회에 대해선 강력하게 제재한다. 공공장소에 천막을 치고 잠을 자거나 화염병 죽창 등 무기류를 사용하는 시위자는 경고 없이 곧바로 체포한다. 미국 워싱턴경찰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스티브 선드 특수작전과장(경무관)은 “시위대가 인도에 텐트를 칠 경우 바로 체포한다”며 “다만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 시위가 일어나면 먼저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미국서 화염병 투척땐 테러간주

뉴욕경찰국 소속 한국계 로버트 성 경위도 “미국의 도심에서 대한문 앞 농성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면 바로 체포감”이라며 “거칠게 데모하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인식이 확실하게 들도록 강력 대응하기 때문에 시위대도 조심한다”고 설명했다.미국에선 한국처럼 통행불편, 소음 등 남에게 피해를 주는 집회·시위는 흔치 않다. 바로 공권력의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경찰국 소속의 또다른 경찰관은 “화염병 투척으로 시작된 용산 참사는 미국 기준으로 볼 때 테러로 간주돼 시위자들을 바로 체포할 수 있다”며 “진압 과정에서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공권력은 거의 책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에 강경 진압으로 맞서는 것은 미국 경찰의 행동수칙 가운데 가장 기본이다. 그는 “시위대의 경찰 폭행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새총 화염병 가스통 등을 동원하는 시위대를 향해서는 총을 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수정헌법 1조에 의해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다. 그렇더라도 무한정 권리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중의 질서를 해치거나 피해를 줄 때는 가차없이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한다. 미국에서 법과 원칙이 통하는 것은 공권력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있기에 가능하다.

뉴욕 경찰국의 경찰관은 “미국에서 공권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경찰에 많은 재량권이 주어진 점도 있지만 법정 시비가 붙은 시위 사건에 대해 법원이 사회질서와 안정을 위해 공권력의 손을 더 많이 들어주는 것도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압했음에도 법원의 피해보상 판결이 나오면 경찰청 차원에서 책임을 져주기 때문에 경찰들이 법과 원칙에 따른 행동을 주저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우리나라에서 처럼 노조의 불법시위를 약자보호차원에서 묵인하는 경우는 없고 무관용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 미국에서는 폴리스라인은 법과 원칙의 성역을 지키는 선이나 마찬가지여서 대부분의 시위대는 폴리스라인을 지킨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노동권력의 불법파업과 행동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해야 기업이나 일반시민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경제학 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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