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6.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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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수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신주단지 모시듯 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노동자들의 소득을 인위적으로 높여 소비를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게 골자로 포스트 케인지언들의 신좌파경제 이론이다.

정통 주류경제학계에서는 거들떠 보지 않는 이론이어서 지금껏 이를 주요 경제정책으로 채택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5000만 국민의 나라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용감(?)하게도 2년째 정책실험을 하고 있어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정책수단으로 들고 나온 것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다. 매년 한자리수로 인상되던 최저임금은 2018년(7530원) 16.4%가 인상된 데 이어 2019년(8350원)에는 10.9%가 또 올라 2년간 29%나 인상됐다.

좌파 논리인 노동소득 증가 집착

여기에 20%의 인상효과가 있는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는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를 감안한 실제 최저임금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치솟다 보니 저임금노동자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기업 못해 먹겠다”는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궤도 수정을 요구해도 문정권은 ‘마이 웨이’를 고집한다.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소득주도성장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입배경을 살펴보면 어느정도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틀을 짠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좌파경제학자로 노동소득분배율을 늘려 경제활성화를 이룬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의 주창자이면서 신봉자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이윤을 자본이 많이 가져감으로써 노동자들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해왔던 문재인 좌파 정권은 이 묘수 같은 정책에 무릎을 쳤을 것이다.

여기에다 홍 전 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의 필요성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논문까지 발표할 정도의 전문가여서 문대통령의 신임을 한껏 받고 있는 상태였다. 그는 2014년 사회경제평론지에 게재한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 변동이 총수요에 미치는 영향: 임금주도 성장모델의 적용 가능성’이란 논문에서 “외환위기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의 급격한 하락이 내수시장을 위축시키고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자본몫이 증가하였지만 투자는 늘지 않았으며, 노동몫 감소로 인한 단위노동비용 하락이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동소득 증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친노동정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에게 이 보다 더 훌륭한 경제정책이 있을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는 좌파세력의 장기집권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절묘한(?) 정책을 통해 이뤄질수 있다는 장비빛 청사진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홍장표의 논문 분석이 다소 허술했다는 점이다. 그는 논문에서 1981년부터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까지는 노동몫 증가가 건설투자와 기업의 설비투자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신도시건설, SOC사업 등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세계화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기에 이러한 투자들이 노동의 몫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임금인상 효과 잘못 분석

‘노동몫이 늘면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서도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수시장규모가 큰 국가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한국과 같은 대외의존도가 큰 국가에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면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려 국제수지적자를 확대시키고 이는 소득감소로 연결돼 소비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실 신고전경제학자들은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자본의 몫, 다시말해 이윤분배율의 증가만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윤분배율의 증가는 저축률을 높이고 총수요증가로 이어져 경제를 활성화시킨다고 본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경기침체기의 해결책이라기 보다 대공황과 같은 경제위기 때 한시적으로 쓸수 있는 긴급처방책이란 얘기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은 주류 경제학자들의 분석과 달리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소득을 올리면서 양극화해소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잘못된 분석과 정책 실행으로 인해 국민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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