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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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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가 “현재 경제와 고용 위기는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책의 합작품”이라며 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비판했다.

그러자 토론자로 참석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우리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하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선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대기업이 임금을 동결하지 않는 점을 들었다.

배 원장 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양극화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좌파학자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은 최저임금인상을 통해 노동자 전체의 임금수준을 높이는 한편 산별노조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구현함으로써 임금격차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통해 대-중소기업간, 정규-비정규직간, 원-하청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임금격차 해소는 쉽지 않다. 배원장의 지적 처럼 대기업의 임금양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임금노동자 임금부터 억제해야

그렇다면 양극화해소를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까. 스웨덴의 연대임금정책이 어느정도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1956년 도입해 1983년 막을 내린 스웨덴의 연대임금 정책은 평등주의적 임금정책이다.

기업의 수익성이나 산업 등과 무관하게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노동자간 임금격차를 줄였다. 스웨덴 노총(LO)은 저임금근로자의 임금을 높이고 고임금근로자의 임금을 억제시켜 노동자의 연대의식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이 정책을 제안했다.

연대임금정책이 시행되자 저임금근로자의 실직이 줄을 이었다. 과도한 임금인상으로 인해 지불능력이 안되는 많은 중소영세 기업들이 도산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발렌베리와 같은 경영실적이 좋은 고임금 대기업들은 임금을 삭감 또는 동결함으로써 투자여력이 생겨 공장을 짓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했다. 대기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중소영세업체에서 쫓겨난 실직자들을 흡수, 국가의 고용총량에는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 정권이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소득주도성장은 고임금노동자에 대한 임금억제가 전제되지 않았기에 처음부터 성공을 할 수 없었던 정책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을 통해 노동소득분배율만 높이면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판단했는데 오히려 실직자를 양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국가경제에 주름살만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고임금을 제한하지 않고 최저임금만 올려 놓다보니 고임금 노동자들은 호봉에 따라 도미노식으로 임금이 오른데 반해 지불능력 없는 영세중소기업 노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퇴출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인상은 양극화 부채질

스웨덴은 연대임금을 시작할 때 좌파 사민당 정부였는데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접근했다. 한계 기업의 퇴출, 해고의 폭넓은 인정과 노동유연성의 확보, 성장을 가로 막는 규제의 철폐, 낮은 수준의 법인세 유지, 긴축재정을 통한 물가 안정 정책 등이 동원됐다.

문재인 정부가 설사 양극화해소를 위해 고임금노동자의 임금억제정책을 동원했다고 하더라도 노동편향적인 정책으로 인해 경직된 고용시장이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주먹구구식의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엉망으로 변하자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경제지표를 사실이 아닌 수치로 설명하기에 급급하다. 문대통령은 청와대 회의나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경제도 좋고, 일자리도 늘고, 실업률도 줄고 있다”는 식으로 거짓 내용을 알리기 일쑤이다.

양극화해소를 위해선 대기업 고임금 근로자들의 양보가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지금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서 가끔 연대임금을 들먹이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러한 주장을 실행하는 노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대기업노조는 자신들의 고임금은 그대로 둔채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을 높여 격차를 줄이라고 주장한다. 중소 기업의 지불능력이 뻔한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하지 말자는 얘기나 다름없다.

문 정부가 진정 양극화해소를 바란다면 대기업의 임금을 억제 또는 삭감하고 중소영세업체의 임금은 많이 올렸던 스웨덴의 연대임금정책을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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