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7.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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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출처 = SK그룹
[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기자]
요즘 대기업 총수 중 최태원 SK회장만큼 국 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영인도 흔치 않다. 과감한 M&A(기업인수합병)와 발빠른 사업영역 확장 등으로 그룹을 양적은 물론 질적으로도 성장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연초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 주목을 끌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회사 제도의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며 "회사 KPI(핵심성과지표)에서 사회적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천명했다. 올해 경영환경이 과거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한 최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방법론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의 가속화를 강조한 것이다.

이후 최 회장은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가 기업에게 새로운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에서다.

현재 사회적 가치는 SK그룹 전 계열사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신 경영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계열사 별로 사회적 가치 창출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전사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는 이미 조직개편을 통해 주요 관계사에 사회적 가치 추구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으며, 올해 KPI 개편 등을 통해 실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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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출처 =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도 연사로 나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업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주제로 열린 사회적 가치 세션에서 최 회장은 2013년 다보스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 개념을 소개한 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사회적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도입,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회계시스템인 더블바텀라인(DBL) 적용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왜 새해 벽두부터 '사회적 가치'를 그룹의 성장 돌파구로 삼은 걸까? 지난 20년간 총수로서 그룹을 이끌면서 깨달은 경영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1960년 12월3일 경기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 선친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타계해 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의 나이 38세였다.

최 회장이 취임 할 당시 SK그룹은 IMF 사태로 내·외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재계서열 30위권 대기업 중 절반이 사라질 만큼 격변의 시대였다고 회자되고 있다.
이런 악조건에도 최 회장은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SK그룹을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변모시키는 데 앞장섰다. 최 회장은 재계 안팎으로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릴 만큼 과감한 투자와 사업전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대내외적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기보다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제대로 통한 것은 SK하이닉스 인수 건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그룹 체질을 바꿨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 일본 연합과 함께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참여해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메모리 반도체 양대 산맥을 모두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자의 새 길을 뚫었다.

하이닉스는 SK에 인수된 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40조4451억원 매출과 20조8438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4.3%와 51.9% 증가했다. 주가는 SK에 인수된 후 150% 상승했다.

업계에선 하이닉스 인수가 오롯이 최태원 회장의 결정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이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서울 모처에서 반도체의 기본 원리, 역사, 세계적 기술동향 등 반도체를 직접 공부한 뒤에야 인수 확신을 가졌다는 후문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는 단순한 인수 합병이 아니었다. SK의 사업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수출지향형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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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출처 = SK그룹


과감한 승부사적 기질로 그룹의 퀀텀점프를 이끈 최 회장도 올해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주기가 불황에 접어들며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의 실적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최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역발상 경영 드라이브를 들고 나왔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8일 중국 우시 메모리 반도체 확장팹(C2F)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C2F는 2006년 가동한 기존 D램 생산라인(C2)를 확장한 것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에서 반도체 증산 카드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복안에서다.

이는 또한 최 회장의 미래 투자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도 시설투자를 선제적으로 단행해왔다. 이를 통해 확보된 경쟁력으로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을 다짐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도 단행했다. 최 회장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만큼, 수년 내에 반도체에 필적할 만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SK하이닉스 인수라는 신의 한 수로 SK그룹의 위상을 바꾼 최 회장인 만큼 배터리 사업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JV 추진으로 사업을 빠르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룹의 또다른 한 축인 SK텔레콤은 미래 먹거리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방점으로 찍었다. 당장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지원금 출혈경쟁은 자제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이 주목한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은 바이오다.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신약 개발 조직을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의 투자와 연구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국내 대기업으로는 드물게 원료의약품부터 백신, 신약까지 광범위한 수직계열화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SK바이오팜이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개발코드 SKL-N05)을 최근 미국에서 신약허가를 받는 등 신약개발에 뛰어든 지 26년만에 성과를 거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 마산그룹에 대한 투자에 대해 최 회장은 사업적 포트폴리오보다 협력 자체에 주목했다고 설명한다. 최 회장은 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만나 환경 보호 및 개선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와 관련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안해 왔다.이를 통해 그룹의 성장 엔진을 에너지·통신·반도체라는 삼각편대로 성공적으로 재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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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출처 =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요즘 구성원과의 ‘행복토크’에 심취해 있다. SK 구성원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행복토크를 올해 100회 이상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국의 각 관계사를 돌며 임원부터 신입사원까지 만나고 있다. “기업의 목적도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이라는 평소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경영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모두의 행복을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 프로필]

▲경기도 수원 출생

▲신일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물리학 학사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1991년 SK상사 부장

▲1998년 SK 대표이사 회장

▲2015년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2018년 최종현 학술원 이사장

▲2016년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안종열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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