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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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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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년연장 논의는 시급한 과제가 됐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고 노인빈곤율이 최악인 한국이 정년 연장을 검토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도 최근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고령화와 저출산이 얼마나 빠른지는 통계청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 인구는 2019년부터 10년간 연평균 32만5천명씩 감소한다.

2030년대가 되면 감소 폭은 연평균 50만명대로 커진다. 반면 65세 노인 인구는 2020부터 10년간 연평균 48만명씩 늘어나고 2025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20.3%에 달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정년연장 논의의 핵심은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줄이고 효율적인 실행방안은 무엇인지를 도출해 내는 일이다. 기업 부담의 최소화와 청년일자리문제 해소, 인구감소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 등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고령인구 일하면 부양부담 감소

노년층의 노동시장 참여는 고령인구에 대한 부양 부담을 감소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게다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고령자를 생산인력으로 활용하는 게 불가피하다.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를 보충할 인력으로는 60대 ‘젊은 노인’과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된 경력단절 여성들, 그리고 외국인노동자들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노동시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은 직장에서 밀려나는 장년층 퇴직자들이다. 이들은 퇴직전 업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고 전문성까지 갖춘 숙련노동자들이다.

이들을 생산현장에 투입함으로써 복지와 연금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경제에도 어느정도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자아실현과 자긍심을 가짐으로써 삶에 활력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60대 노인인력을 활용하는 데 대해 지불능력과 인력운영 측면에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청년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치게 돼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 갈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정년 60세를 도입한 사업장이 20%정도에 불과한 것도 정년 65세 도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이 정년60세도 지키지 못하는데 너무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정년 연장은 세계적 추세다. 고령화 사회를 먼저 접한 일본은 2013년 정년을 65세로 늘렸고 다시 70세로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독일도 현재 65세인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은 법적 의무 정년제도가 아예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건이 어렵다고 남의 일 처럼 바라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60세 이후엔 계약직으로 채용

정년 65세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처럼 성급하게 도입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킬 뿐이다. 우리 정부가 정년 65세 도입을 원한다면 일본이 2000년대 초부터 시행했던 65세 고용유지의무화제도를 벤치마킹 했으면 한다.

일본은 2000년대 초부터 10여년간 기업들에게 65세까지 고용유지를 의무화했다. 기업들은 60세 퇴직을 앞둔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 △정년 철폐 △ 60세때 해고 후 계약직으로 재고용 등 3가지 중 한가지 방식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계약직이든 정규직든 어떤 형태로든 65세까지 고용하도록 했다. 많은 기업들이 60세가 된 노령인력들을 계약직으로 재고용 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들의 임금수준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자의 업무능력에 따라 퇴직전 임금의 40%~ 80% 정도에서 결정됐다.

이들의 임금을 모두 합쳐서 나눈 재고용 노령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퇴직전 임금의 60% 정도로 알려졌다. 일본은 10년 넘게 고용유지의무화 제도를 시행한 뒤 2013년 정년 65세를 노동기준법에 명문화 한뒤 기업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중이다.

기업지불능력, 청년일자리, 연금수령연령 등 고려

공무원과 공기업들은 민간기업들이 고용유지의무화를 실시하고 정년 65세를 법률에 정한 이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정년연장을 공공부분에 먼저 적용하지 않았다는 게 특이하다. 공무원과 공기업 임금은 60세 이전 임금의 70%로 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 처럼 10여년간 계약직 형태를 중심으로 65세 고용유지의무화제도를 시행한 뒤 현장에서 어느정도 정착됐다고 생각됐을 때 단계적으로 정년 65세 제도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연공서열적 임금체계는 별 문제가 안 된다. 기업들이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임금수준도 근로자 능력과 기업 지불능력에 따라 퇴직전 임금의 40~80% 정도로 지급하면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년연장 논의는 이를 실행하는 기업의 지급능력과 국민연금의 수령 연령, 노인복지, 청년일자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경제학 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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