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9.23(월)
center
오는 12일부터 적용되는 올레TV 채널 변동 사항/사진출처=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이재승 기자]
KT ‘올레tv’에서 롯데홈쇼핑 채널이 30번에서 4번으로 변경되고 KTH의 T커머스 K쇼핑도 20번에서 2번으로 옮긴다. IPTV 1위 사업자 올레tv에서의 채널 변경이 송출수수료 도미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0시 기준으로 총 33개의 올레tv 채널이 바뀐다. 이 중 홈쇼핑 채널은 총 4개로, 라이브방송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유일하게 지상파가 포진한 ‘황금채널’로 옮기게 된다.

T커머스 채널도 K쇼핑, SK스토아, 신세계쇼핑 등 3개 채널이 바뀐다. 기존 20번이었던 K쇼핑이 2번을 배정받아 롯데홈쇼핑과 함께 1~10번대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SK스토아와 신세계쇼핑은 각각 기존 4번과 2번에서 17번과 20번으로 물러난다.

이번 채널 변경은 정기 개편에 따른 것이란 게 KT측의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약관상 1년에 한번 PP(채널사업자)와의 협상을 통해 채널번호나 채널명 등을 바꿀 수 있다. 개편 시점 역시 각 사업자가 결정할 수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30번으로 밀렸던 롯데홈쇼핑이 채널번호를 앞으로 당기기 위해 대규모 ‘베팅’을 준비 중이라는 설이 돌았다. 이번 협상 금액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최소 300억원 이상은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SK스토아(30번)가 올레tv 4번을 꿰차기 위해 300억원 이상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롯데홈쇼핑이 SK스토아가 제시한 금액에 밀려 30번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그 이상을 들였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 3번에 tvN이 배정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올레tv 이용자들은 개편에 따라 12일부터 K쇼핑(2번)-tvN(3번)-롯데홈쇼핑(4번)-SBS(5번) 순으로 채널을 돌려보게 된다. tvN은 지상파 3사, 종편 JTBC와 함께 5대 방송으로 불리는 예능•드라마 강자다. 1~10번에는 지상파가 몰려 시청자들이 채널 재핑(채널 전환)시 노출도가 가장 높아 가장 비싼 채널대로 꼽히는데 tvN까지 포진되면 이 구간은 그야말로 ‘황금 채널대’가 된다.

홈쇼핑업계는 이번 채널 개편에 따라 송출 수수료의 도미도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협상은 통상 KT와 홈쇼핑사 간 협상이 가장 먼저 이뤄지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케이블TV사업자 순으로 마무리된다. 이 송출 수수료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다 KT와의 협상에서 롯데홈쇼핑 등이 이번에 제시한 금액이 기준으로 작용할 경우 타 IPTV와의 협상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

송출 수수료는 해마다 상승세에 있는데 이번 채널 변경이 또 한 번의 상승 요인이 될 경우 업계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방송 송출수수료는 홈쇼핑•T커머스사들의 수익을 결정하는 큰 요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홈쇼핑 7개사가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393억원이다. 지난 2012년(8702억원)에 비해 약 50%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송출수수료는 1조6350억원까지 증가했다. 업계는 송출수수료가 영업이익의 2배 이상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체가 IPTV사업자에 방송 송출을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다. 수수료가 높을수록 주요 채널번호를 받는다. 1~10번대 채널번호를 꿰차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체들이 채널 선점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거액의 송출수수료를 지불하고 채널 번호를 옮겨 ‘재미’를 톡톡히 본 곳이 SK스토아다.

SK스토아는 T커머스 시장 후발 주자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올해 1분기(1~3월) 업계 매출 399억원으로 1위를 기록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해에 매출 상승에는 마케팅, 상품 수급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올레tv 17번에서 4번으로 옮긴 ‘채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단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세계TV쇼핑 역시 SK스토아의 빠른 성장으로 올 1분기에는 3위로 내려앉았지만 채널 2번을 유지한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1296억원으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업계는 송출 수수료와 매출 간의 관계는 라이브방송(홈쇼핑)도 T커머스와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좋은 채널을 배정받기 위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송출 수수료를 더 올려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결국 채널 경쟁을 통한 송출수수료 상승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되고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한 업계관계자는 “앞 번호를 배정받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면 그 일대 번호들의 송출 수수료가 도미노로 상승하고 또다른 IPTV 사업자와의 협상에서도 영향을 받는 구조”라면서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사업자는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어 라이브 방송사도 후순위에 있는 T커머스 채널 경쟁력을 포기하면서라도 앞번호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승 기자 news@getnews.co.kr
<저작권자 © 글로벌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주년 축하 초연결시대, 이동통신 3사 생존전략 기획/디지털 금융시대 앞당긴다 한국경제, 글로벌경쟁력 점검 긴급진단/ 위기의 K바이오
이진곤의 '그게 말이지요'
최재식의 '놀고 쉬고 일하고'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윤기설 칼럼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한창호 글로벌경제연구소장의 '따뜻한 기업을 찾아서'
총수 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