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9.16(월)
[글로벌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정부가 7월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해 국가적 대응이 다른 경쟁국가들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0년대에 이미 국가 이니셔티브를 진행하고 있는 독일과 중국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데다 중국의 제조 2025로 인한 피해가 한국이 가장 클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스웨덴이 시행하고 있는 제조업 혁신 이니셔티브인 P2030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스웨덴 제조업혁신 이니셔티브(Produktion 2030) 동향과 국내 시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스웨덴, 민간주도형 제조업 이니셔티브 시행

한경연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Industrie 4.0, 중국의 제조 2025, 일본의 미래투자전략으로 Society 5.0 외에도 EU 회원국 중 19개국이 제조업 디지털화에 대한 국가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중장기적 전략이 미비한데다 단기 활성화 정책도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북유럽의 독일로 불리기도 한 스웨덴은 국내 제조업 강화 전략에 시사점이 크다. 스웨덴은 1인당 글로벌 제조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R&D 비중 역시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 또한 1990년대 세계 1위의 연구개발 투자 국가임에도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스웨덴 패러독스’를 일찍이 경험했다.

center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스웨덴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기업 중심의 수출 경제에 대한 경제적 특성과 4차 산업혁명 등 제조업의 도전과제를 반영해 2013년 국가이니셔티브인 Produktion 2030(이하 P2030)을 도입했다. P2030은 산학연의 강력한 협력 플랫폼으로서, EU 19개 회원국 중 가장 적극적인 민간주도형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P2030의 원형은 Teknikföretagen(스웨덴 엔지니어링 산업 연합)이 2012년 제안한 Made in Sweden 2030 아젠다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산업적 필요가 반영됐다.

P2030은 제조업을 산업별로 구분하기 보다는 제조 특성에 따라 ▲자원효율적 생산 ▲유연한 생산 ▲가상생산 ▲생산시스템에서의 인간 ▲순환생산시스템과 유지 ▲융합제품 및 제조 등 여섯가지 중점 분야로 분류했다. 또한 네 가지 정책수단을 제시해 프로젝트 펀딩, 중소기업, 교육, 국제화 프로그램으로 특화 운영 중이다.

◇ 대·중기 특성 고려한 차별화된 맞춤형 제조업 혁신전략 시행

스웨덴 P2030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는데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차별화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기업은 프로젝트 참여를 제한받지 않는 대신 투자재원을 30~50%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스웨덴 자동차·항공기 제조 회사 SAAB는 JAS Gripen 항공기 제조 설비 공장인 Saab Aeronáutica Montagens (SAM)를 브라질에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P2030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SUMMIT 테스트베드(Chalmers 공과대학을 포함한 산학연 컨소시엄)를 통해 검증된 3D 스캐닝과 VR을 적용해 실제 공장이 완공되기 전에 재료의 투입과 산출 과정, 충분한 작업공간의 확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P2030은 대기업과 달리 기술 확보 및 접근성이 낮은 중소기업의 한계를 인식해 중소기업 특화 정책을 구분, 시행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펀딩을 담당한 산학연 프로젝트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해 프로젝트의 결과를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기업의 관련된 기존 문제 등을 토론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연구결과와 네트워크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지식과 기술 이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18개의 프로젝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기술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 P2030 대학원 과정 시행으로 산학협력 강화·장기적 경쟁력 확충

최근 국내에서도 반도체학과 신설이 연세대에서 확정되는 등 산업적 필요를 만족할 수 있는 인재양성과 교과과정 설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도체에 집중돼 있고, 학부과정이 중심이기 때문에 직업 교육 측면이 강하다면, 스웨덴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제조업 전반을 아우르는 첨단기술을 다루고 있고, 이와 연계된 대학원 과정이 발달돼 있어 제조업 전반의 첨단기술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P2030의 Ph.D School은 제조업 첨단기술의 고등교육에 대한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대학간 네트워크와 연구자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 대학원 과정을 시행해 현재 30개 이상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학교를 설립 하는 것이 아닌 21개의 대학 및 기관에서 제공한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현재 GDP대비 R&D투자 비율 세계 1위이나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는 뒤쳐진 상태로 독일, 중국보다 경제적 특성이 유사한 스웨덴의 문제 인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제조업의 산업적 특성 및 교육, 연구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확한 조망과 함께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이 민간 주도의 Bottom-up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getnews.co.kr
<저작권자 © 글로벌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주년 축하 초연결시대, 이동통신 3사 생존전략 기획/디지털 금융시대 앞당긴다 한국경제, 글로벌경쟁력 점검 긴급진단/ 위기의 K바이오
이진곤의 '그게 말이지요'
최재식의 '놀고 쉬고 일하고'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윤기설 칼럼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한창호 글로벌경제연구소장의 '따뜻한 기업을 찾아서'
총수 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