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5주년창간
2019.12.08(일)
[글로벌경제 이승원 기자]
“정말로 진저리가 나. 싫다고... 싫다는 데 왜들 들쑤시고 다니는 거야. 여긴 그냥 조용한 시골동네야. 뭔 태양광 ‘염병’. 우린 그런 거 몰라. 아주 ‘투기꾼’들이 판을 치네.”

경기도 이천시 산양2리. 조용했던 마을이 시끌시끌하다. 태양광 투기열풍이 이곳에도 들이 닥쳤다. 다수의 원주민은 ‘태양광’에 손사래를 친다. 그런데도 업자들은 밀어부칠 기세다.

돈을 미끼로 원주민들을 각개 전투로 쪼개는 수법을 쓴다는 의혹도 나왔다. “마을기금 수천만 원을 내 놓겠다고 했다”, “5만 원 상당의 한우등심을 받았다” 등등. 돈과 물품 등을 들이대며 찬성을 유도하고 있다는 직간접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업자가 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이곳 부동산 업자 또는 일부 원주민이 매파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원주민은 산림과 임야 등 자연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산양2리와 인접한 마을에는 벌써 1만 4000㎡(4000여 평)가량의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대로 라면 이곳은 온통 태양광 패널로 뒤덮일 것이다. 다수의 원주민은 집단행동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자칫 업자의 달콤한 유혹에 원주민들이 ‘한탕주의’에 빠지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업자들을 위한 그들만의 셈법에 원주민들이 희생양이 되선 안 된다. 원주민들은 “누굴 위한 태양광 발전소냐”고 이천시에 따져 물었다. 그러나 “행정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원론적 답 뿐이다. 그렇다면 이천시 행정에는 원주민들 따윈 “있는지”. “없는지” 다시 따져 묻고 싶다.

이처럼 이천시 등과 같은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정부다. 사실상 ‘투기멍석’을 깔아준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EC), 공급인증서 등 다양한 방식의 태양광 사업자를 지원했고, 이로 인한 시장 과열을 불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공기업 보증 조건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나서면서 태양광이 투기화로 전락한 꼴이 됐다. 정부는 물론 각각의 공공기관이 이쯤해서 태양광에 관한 냉정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이승원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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