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7.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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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결정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재계 노동계 정부 모두가 적정수준의 인상률을 나름대로 검토하는 등 바삐 움직이는 모습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란 이름 아래 최저임금을 지난 2년 동안 29.1%나 과도하게 올리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노사정 모두가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강력히 주장하던 노동계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의 피해 현장을 인식한 때문인지 한발 물러서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던 고용노동부도 이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현장의 폐해 등을 인정하면서 최저임금인상의 속도조절에 힘을 싣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어느수준에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할까

.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노사간 타협을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한 사례는 거의 없어 공익위원들이 사실상의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익위원들은 노동계 경영계의 제시안을 참고하고 정부 여당과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인상률을 결정해왔다. 겉으로는 독립적으로 결정한다고 하지만 정치권의 외풍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기업들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보면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경영계에선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당연히 동결 또는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최저임금 동결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을 더 올렸다가는 민심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현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총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인 ‘2020년 1만원 달성’약속을 지켰다가는 경제 다 망치고 총선에서도 참패 할 수 있다는 위기감 마저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속도조절론에 노사간 공감대 형성

노동계는 지난 2년간 30%가까운 인상으로 인해 영세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인상률을 동결하거나 낮게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열리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어느수준으로 결정할지에 대해선 노사간 입장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다.

청와대에선 3~4%의 인상률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이 정도의 인상률을 검토하고 있다면 소득주도성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거나 아직도 경제 위기감을 덜 느낀 때문일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려 인상률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인상률을 흘린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한 행동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비유한 것 처럼 탁구공의 4%와 농구공의 4%는 같다고 볼 수 없다.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조금만 올라도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해 볼 때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을 동결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경제위기때에도 최저임금을 올렸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경제위기가 심한 상태는 아니다. 사실 IMF때인 1997년과 금융위기때인 2009년에도 최저임금인상률이 각각 2.7%(1998년7월~1999년6월 적용)와 2.75%(2010년 적용)로 결정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최저임금수준과 경제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국민소득을 감안한 최저임금 수준은 IMF때와 금융위기때만 해도 OECD가운데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중위임금과의 격차도 그때가 지금보다 더 벌어졌다. 이 때문에 경제는 어려워도 최저임금은 더 올려줘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다.

1~2%대 인상률로 결정될듯

여기에다 경제성장률은 지금보다 높은 추세를 보였다. IMF때에는 1998년에만 마이너스 5.5%를 기록했을 뿐 1997년 (5.9%)과 1999년 (9.5%)
(1998년)에는 고성장을 구가했다. 금융위기때인 2009년에는 0.9%로 뚝 떨어졌지만 이를 전후한 2008(5.5%)과 2010년(6.5%)에는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물가상승률도 IMF때인 1997년 4.4%,1998년 7.5%,1999년 0.8%, 2000년 2.3%로 1999년에만 1%밑으로 떨어졌고 그 전후로는 상당히 높았다.금융위기때에는 2008년 4.7%를 비롯, 2009년 2.8%, 2010년 2.9%로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흐름을 보였다. 결국 OECD국가중에서도 낮은 최저임금수준과 높은 물가상승률, 그리고 고성장 추세의 경제성장률 등이 맞물리면서 2%대의 최저임금 인상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안팍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5%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최저임금 수준은 2년간 과도하게 인상되는 바람에 OECD국가에서 7번째로 높아졌고 주휴수당까지 합한 실질 최저임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다. 우리 경제여건으로 볼 때 최저임금을 동결해도 시원치 않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익위원들은 어떤 카드를 선택할까. 청와대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진 3~4%대 인상률은 받아들이기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2년간 최저임금수준이 '농구공' 처럼 커졌기때문이다. 그렇다고 임금동결도 쉽지 않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때문이다. 결국 2년간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해 자영업자와 영세중소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감안한 1~2%대에서 결정되는 게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바람직 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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