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7.2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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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식 前 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노인이 되길 원하는가?” 고대 로마의 시인 유브날이 의문을 던졌다. 이스라엘 전 수상 골다 메이어는 “70세가 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 나이 들어 늙게 되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리라.

역사적으로 노인을 천덕꾸러기로 취급한 국가도 있었지만 존중하고 긍휼히 여기는 국가도 많았다. 복지국가를 표방한 현대사회는 노인복지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다. 그런데 과연 몇 세부터 보살핌의 대상이 되는 노인인가? 사회적 담론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다. 연령기준이 적정하게 책정되지 않으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과잉복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나이테는 늘어만 간다

근래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발표가 있었다. 노인 인구 700만 시대! 노인 연령기준, 이대로 괜찮은가?
정부가 인구조사나 주민등록 통계상으로 고령인구를 발표할 때의 노인 기준은 65세 이상이다. 그러나 몇 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법 규정은 없다. 개별법마다 정책대상 연령이 정해져 있을 뿐이다.

노인복지법은 지하철이나 고궁 등의 시설을 무료이용 할 수 있는 경로우대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기초연금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도 적용대상 연령이 65세 이상이다. 국민연금법과 공무원연금법 등의 연금개시 연령은 60세에서 65세로 상향조정되고 있다.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인구와 취업자의 구성 등을 고려해서 55세 이상을 고령자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노인 연령기준에 관한 담론은 대체로 65세를 기준으로 형성돼 있다.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이후 오랫동안 그대로 굳어진 것이다. 그런데 인구 고령화의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빨라서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나 사회적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노인연령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노년 부양비가 급증하고 건강수명도 늘어났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노인 단체도 지금의 65세는 너무 낮다고 한다. 정치권이나 정부는 표 떨어지고 인기 없는 일이라 어지간해서 나서지 않는다. 그런데 웬일인지 근래에 정부에서도 노인연령 상향조정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은퇴와 함께 사회적 역할이 상실되어 중늙은이 행세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일자리도 없고 연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그래서 아직은 노인 기준연령 조정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노인 기준연령 65세, 이제 바꿔야 한다

과연 몇 세부터 노인인가? 새로운 담론을 형성해 나가야 할 때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느끼는 만큼 나이가 든다’는 격언이 있듯이 나이를 대하는 태도에는 그 사람의 인식이 담겨 있다. 그러니 몇 세부터 노인인지에 관한 합의를 모으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국제연합(UN)은 1956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국가를 고령국가라 하면서 65세 기준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것은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던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 후 UN은 2015년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을 측정해서 80세 이상이 노인이라는 새로운 연령기준을 제시했다. 근래 한국의 여러 사회조사에서는 노인 연령기준을 70세 정도로 답변하는 경우가 많다.
종합해 보면 대략 75세 정도를 노인 기준연령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 기준이 공감을 얻게 되려면 쏟아져 나오는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50⁺세대나 60⁺세대에 맞는 일자리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마땅한 것이 별로 없다. 원래의 직장에서 하던 일과 임금을 같이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은퇴하는 제도를 확산하면 어떨까. 은퇴 후 재고용을 하는 방법도 괜찮다.

노인인 듯 노인 아닌 신 중년!

활기 넘치는 나이에 “나도 이제 지하철 공짜로 타는 지공대사가 됐어!”라고 스스럼없이 자랑한다면 바보 같이 늙는 거다. 65세 지하철 경로우대는 좀 계면쩍다. 경로우대 연령을 더 높이면 그 때는 몸이 불편해 지하철 이용도 못할 거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노인을 결정하는 것은 세월일까, 생각일까?

행정학 박사/前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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