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9.18(수)

대미(對美) 협상 강경노선 예고, '노딜(No Deal)'도 좋다?

[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미·중 무역협상 중국측 대표단에 강경파인 중산 상무부장이 최근 합류하면서 협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기존 류허 부총리의 원톱 체제에 변화를 준 것인데 중산 부장은 학자 출신인 류허 부총리와 달리 정통 공산당 관료 출신이다.

강경파 인사를 협상팀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앞으로 미국에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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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 상무부장, 출처 : 뉴시스


◆ 무역협상에서 공수(攻守)가 뒤바뀔 듯

지난 주 대표단에 합류한 중 부장은 저장성 출신으로 시 주석이 2003년 저장성 당서기로 재직할 당시 저장성 부성장을 맡아 시 주석의 저장성 인맥으로 통한다. 그는 또 당 노선을 엄격히 따르는 강경 보수적 색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 부장은 지난 15일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번 무역분쟁을 시작했으며 우리는 전투의 정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의 대미 협상은 류 부총리와 차관급인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이 맡고 있었고, 장관급인 중 부장은 지난 1년간 미국 워싱턴DC와 중국 베이징을 오가며 진행된 수차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직접 참여한 적이 없다.

시진핑 주석이 중 부장을 등판시킨 이유에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무역협상에서 정치적으로 더 노련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중 부장은 미국에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당국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중간의 입장이 지난달 오사카 G20 회의를 계기로 달라진 점도 주목된다. 이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하면 시진핑 주석이 발을 빼는 모습이었는데 G20 합의 때는 공수가 완전히 뒤바뀐 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 화웨이 제재 완화 등 시 주석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미국은 지난 9일 중국산 110개 품목에 부과한 25% 관세를 1년간 면제했다. 화웨이와 미국기업간의 거래도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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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realclearpolitics, KB증권


◆ 시간은 '중국 편' = 'No Deal'도 좋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중국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우리 농부들로부터 농산물을 사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조만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농산물 대량 구매 약속에 대해 여전히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16일(현지시간) 3,250억달러 추가 관세 언급은 농산물 구매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시간은 여러 모로 '중국 편'이다.

우선 양 국 무역분쟁 시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피해가 클 것으로 대부분 예측했지만 이 예상도 빗나갔다. 1년 넘게 지속된 분쟁으로 세계 경기 개선 속도가 늦춰지고 있지만 개선 신호는 중국에서 먼저 나오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추정하는 중국 경기 선행 지수는 19개월간 하락하다 올해 2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미국 OECD 경기 선행지수는 여전히 하락세에 있고 13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무엇보다 중국이 강공 모드로 나선 가장 큰 계기는 미국 대선(2020년 11월 3일)이 1년 정도 남았다는 점이다. 임기가 1년 남은 대통령과 누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겠느냐는 거다.

게다가 트럼프 지지율은 여전히 40%대 초반이다. 이 정도 지지율의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서 성공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협상전략가는 "관세 연기, 화웨이 제재 완화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패는 완전히 드러났다"며 "칼자루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의 협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트럼프 입장에서 내년에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승산이 있는 데 이를 뻔히 알고 있는 중국이 맞장구를 쳐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협상 결과는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나올 수도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노 딜(No Deal)'을 감수하고라도 강경하게 나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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