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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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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기대 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18일 ‘최저임금 1만원 대선공약파기’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총파업투쟁을 벌였다. 일부 좌파언론도 최저임금이 제대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노동계 입장을 거들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2.87%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최저임금 상승률은 2018년 16.4%, 2019년 10.9% 등 2년 동안 29.1% 올랐으나 이번에 아주 적게 오른 것이다. 역대 3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1998년 9월~1999년 8월 적용) 2.7%로 가장 낮았고, 금융위기때인 2009년(2010년 적용)에는 2.75%를 기록했다. 노동계와 일부 좌파언론은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데 최저임금인상률을 경제위기때의 2%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한다.

또한 이들은 소득주도성장을 주요 경제정책수단으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3년간 최저임금인상률이 일반 경제정책을 펼쳤던 노무현 정부때 보다 낮은 것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이 3년 동안 8590원으로 32.8%로 올랐는데 노무현 정부때는 2004년 10.3%, 2005년 13.1%, 2006년 9.2% 등 3년간 36.3%나 상승, 오히려 노무현 정부의 최저임금인상률이 3.5%포인트나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노무현때 고율인상은 경제규모 등 감안

하지만 좌파언론과 노동계의 이러한 주장은 다소 어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정부때 최저임금인상률이 높은 것은 여러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선 외환위기 때 적게 인상되면서 이후 인상률은 기저효과를 본 측면이 있다. 노무현 정부때는 물론이고 외환위기를 바로 지난 김대중 정부 마지막 3년 동안에는 기저효과가 더욱 컸다. 당시 최저임금인상률이 42.1%(2001년 16.6%,2002년 12.6%, 2003년 8.3%)에 달할 정도였다.

또한 경제상황이나 경제규모 최저임금수준 등을 비교해도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와는 다르다. 노무현 정부때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1만5000달러에서 2만달러 사이를 오갔다. 3만달러를 넘어선 현재의 경제규모에 비해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최저임금수준도 노무현 정권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를 맴돌았으나 지금은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휴수당까지 합치면 실질 시급은 1만300원으로 소득 대비 OECD 최고 수준이다. 결국 노무현때 인상률이 높았던 것은 지금보다 경제규모가 적고 최저임금수준도 낮고 외환위기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일부 노동운동가들은 2014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연방 최저임금 인상률 39%을 들먹인다. 미국도 고율의 인상률을 추진하는데 우리나라의 인상률이 너무 적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7.25달러인 연방정부 최저임금을 2015년까지 10.1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미국이 고율의 인상을 추진한 것은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이후 5년간 최저임금을 동결해 이를 보정해주는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다. 일부 노동전문가들이 이같은 점을 언급하지 않고 ‘39%인상 요구’만을 소개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삼고 있는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 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은 고려하지 않고 토론 조차 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경제지표나 생산성, 다른 근로자 임금수준 등을 고려하기 보다 정치적 분위기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크다.

정치적으로 결정된 인상률 근거 필요한가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정권의 입맛에 맞게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 2년간 공익위원들이 좌파세력 중심으로 편성되고 대통령 공약을 의식해 고율의 인상을 주도하면서 이같은 비판을 받았다. 현재와 같은 최저임금인상 결정방식 아래에서는 합리적 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다보니 노동계는 다다익선(多多益善), 경영계는 소소익선(少少益善)의 자세로 임한다. 자신들의 요구가 조금이라도 더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노사 양측이 제시하는 인상률 격차는 커지게 된다. 이번 협상에서도 경총은 영세중소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이유를 들어 올해 최저임금(8350원) 보다 4.2% 삭감된 8000원(시급)을 제시했고 노동계는 최저생계유지를 위해 19.8%는 올라야 한다며 1만원을 최초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양측의 요구율 격차가 무려 24%에 달했다.

인상률 근거는 필요없다. 처음부터 합리적인 인상률을 제시했다가는 자기들이 원하는 인상률을 얻어낼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일단 지르고 보는 것이다. 만약 경총이 내년 최저임금인상률로 최종 결정된 2.78%를 최초안으로, 노동계는 당초대로 19.8%를 제시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아마도 2.78%보다는 노동계가 수정안으로 내놓은 6.3% 언저리를 선택했을 것이다.

이번 최저임금인상률은 지난 2년간 과도한 인상에 따른 반작용의 결과이다.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저소득층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업들의 경영부담은 늘어나는 등 경제가 타격을 받았기에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명분을 잃어 버렸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이 적게 인상됐다며 반발하는 것은 국가경제 전체를 생각하지 않는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일 뿐이다. 또한 노동운동가들의 입지를 위한 편협된 주장으로도 비춰지기도 한다. 겉으로는 저임금노동자의 임금수준을 높이고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들이대지만 현장에서는 역효과만을 내고 있다.

노동계도 과도한 임금인상만을 고집하는 무대포식 노동운동 관행을 버리고 국가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합리적 협상관행을 정립해야 할때이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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