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8.2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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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시스
[글로벌경제 이승원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재건축단지 민심이 들끓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면 조합원 부담이 커지는 대신 일반 수분양자가 막대한 차익을 챙기게 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안전진단강화 등 재건축 규제가 심화되면서 조합원들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7일 '분양가상한제야말로 서민 죽이는 정책'이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5일 청원을 시작했지만 3일째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7759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여했다.

청원 작성자는 "청약을 받지 못해 과감히 포기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대출과 노후자금까지 빌려 재개발입주권을 사서 거액의 이자를 지불중이지만 희망을 품고 여행 한 번 못가고 살고 있었다"며 "서민의 피를 빨아 로또분양자에게 이익을 주라는건 말이 안된다"며 호소했다.

그는 "정부는 내 돈을 들여 지켜온 막대한 시간과 기회비용을 빼앗아 재산권을 침해하려고 하고 있다"며 "청약당첨도 잘 안 되는데 청약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거고 결국 현금 있는 부자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김 장관은 "민간택지도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며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지정 요건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재건축 아파트 수요는 뚝 끊기고 신축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지역에서 강동구(0.01%)는 대체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신축단지 위주로 소폭 올랐다. 강남구(0.04%), 서초구(0.02%), 양천구(0.02%)는 주요 재건축 단지 등 매수세가 줄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재건축단지 주민들은 정부가 사유재산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재건축단지 주민은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땅 지분의 가격이 100원에 형성돼있다고 하면 정부가 강제로 50원에 팔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렇게 해서 50~60원에 시세가 형성되면 괜찮은데 공급이 부족하면 집값은 결국 오르고 주변 시세도 이미 100원이니까 싸게 분양받은 사람만 나중에 이득을 보는 셈"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고 싶으면 재건축 아파트를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되지 않느냐는 일부 지적에 그는 "재건축 사업은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인데 정부 정책으로 원주민이 쫓겨나 변두리에 살게 되는 게 말이 되냐"고 되물었다.

재건축을 앞둔 '비강남권' 노후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만든 비강남연대 관계자는 "기존 조합원들의 재산을 빼앗아서 신규 분양자들에게 준다는 건데 힘들게 불편을 감수해서 살아온 사람들의 몫을 아무 것도 안 하고 기다린 무주택자에게 넘겨주는 것 같아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단지 주민들 중 다주택자는 10%도 안 되고 1주택인 사람들이 대다수라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며 "심지어 채권입찰제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재초환 등 이미 조합원들의 세금을 많이 떼어가는 상황에서 더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도하게 가격을 통제하면 사유재산을 침해하고 시장을 왜곡시킨다고는 볼 수 있으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가격통제를 하면 단기적인 효과는 얻을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더욱 집값을 상승시킬 수 있어 수분양자만 이득을 얻게 되는 '로또청약'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승원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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