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8.2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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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앞서 여야5당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글로벌경제 이승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와 관련해 초당적으로 대응하자는 데 뜻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두고 일부 시각 차이를 보였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회담은 당초 예정된 2시간을 1시간이나 넘겨 3시간동안 진행됐다.

회담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대일 특사 파견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대일 특사 파견은 아직까지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현 정부의 입장과 달리 이들은 하루속히 한일 관계의 복원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조속히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으셔야 한다"고 제안하며 대일 특사 파견을 요청했다.

손 대표는 이낙연 총리를 언급하며 "일본에 전문성과 권위 있는 특사를 보내 현안해결에 물꼬를 터 달라"고 요구했다. 또 경제 보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도 촉구했다.

정 대표도 "정부 대표 특사와 민간 대표 특사 등 복수의 특사를 조속히 보내야 한다고 본다"며 힘을 보탰다. 손 대표가 언급한 이 총리를 거론하며 민간 특사로는 최상용 대사를 추천했다.

반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일 특사 파견은 반대하지 않지만 상호 교환을 전제해야 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우리만 일방적으로 특사를 보내면 일본에 이용당할 수 있다"며 "기술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의지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대일 특사와 관련한 언급은 자제했다. 정부의 대법원 강제 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일이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특사 파견은 아직은 섣부르다는 청와대의 생각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한일 수출 규제와 관련 다양한 해법들도 제시됐다.

황 대표는 대미 고위급 특사 파견을 통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부와 국회 민간인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위원회 설치도 제시했다.

손 대표는 한일 관계와 관련한 원로·외교관·전문가로 구성된 범국가적 대책회의 구성도 제안했다. 일본과의 소통 창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의 경제보복 규탄 처리안 통과 필요성을 언급하며 정치권 차원의 역할을 당부했다.

심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일본이 한국을 안보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므로 한일 GSOMIA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WTO에 제소해서 우리의 노력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켜야 한다"며 "정부가 망설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도 국회 차원의 역할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5당이 합쳐 대책 특위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하고 규탄 결의안 채택도 좋다"며 "이럴 때일수록 초당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120분간 예정됐지만, 예정 시간보다 60여분 이상 넘긴 오후 7시가 돼서야 끝났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는 추경 처리, 선거법 개정, 외교·안보 라인 교체,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 등 각 당이 요구해 왔던 사안들이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핵심 국정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를 촉구하며 이를 예고했다. 또 "책임행정이 실종된 상황"이라며 "대통령께서 외교안보라인을 엄중히 문책하고 경질하시는 것이 국민을 안심시키는 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손 대표도 "소득주도성장은 폐기해야 한다. 시장 우선 친기업 정책으로 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뒤 "개헌을 위해 범국가적 개헌특위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정 대표는 개헌 작업 착수의 필요성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사연을 전하며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심 대표도 최저임금 인상,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전달했다.

회동에 앞서 10분 남짓 여야 5당 대표 간 티타임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와 심 대표 간 냉랭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황 대표가 생일을 앞둔 정 대표를 언급하며 축하 메시지를 전하자 옆에 있던 심 대표가 "생일까지 기억하시고 민주평화당만 챙기시나 봐요"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이에 황 대표는 심 대표에게 "세 번째 대표 당선에 축하드린다"고 하자 심 대표는 "두 번째"라고 바로 잡았다.

황 대표는 또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드나들던 청와대를 회상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전화하는 정 대표의 모습을 보며 "전화 통화가 가능한가 보죠, 전에는 안됐던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또 충무전실 밖을 가리키며 "국무회의를 저 끝에서 했었다"고 돌이켰다.

이승원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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