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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글로벌경제 이승원 기자]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 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분식회계 및 사기상장에 대한 대가로 회삿돈을 챙겨 간 정황이 포착됐다.

김 대표는 삼성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에 상장 대가를 챙겨달라는 취지로 자신의 주식매입 비용 가운데 일부를 회삿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전실은 '위험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 수뇌부가 김 대표에게 분식회계에 대한 사실상의 '대가'를 챙겨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말 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이후인 지난 2017년 초부터 1년가량 자사 주식 4만5000여주를 3차례에 걸쳐 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김 대표가 1년 동안 주식매입 비용 가운데 약 30억원을 회삿돈으로 보전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임원이기 때문에 우리사주조합 공모가(13만6000원) 적용 대상에 해당되지 않지만, 상장 등에 대한 대가로 공모가와 실제 매입 비용 사이 차액을 현금으로 보전받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비정상적인 회계 처리 방법을 통해 지난해까지 수년에 걸쳐 회사로부터 돈을 지급받았고, 이는 이사회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결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등 회계 처리 또한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에 검찰은 지난 16일 김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말 이같은 방안을 미전실에 미리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전실은 김 대표의 방안에 대해 '외부로 유출될 경우 큰일이 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김 대표는 보고한 방안을 그대로 실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 관계자는 검찰에 이같은 정황을 입증할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미전실이 김 대표의 보고를 받고도 적극적으로 이를 제지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및 사기상장에 대한 대가로 김 대표의 횡령 범행을 묵인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의 배경이라고 평가받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면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 과정이 결국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었다는 지적이 그간 줄곧 제기돼 왔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 횡령 범행의 경위와 동기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만간 미전실 관계자를 소환해 김 대표의 보고 내용 인지 및 승인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김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 및 전 재경팀장 심모 상무도 같은 시간 같은 법정에서 구속 심사를 받는다.

이승원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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