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8.26(월)

관심권에서 멀어진 중국 이슈… 그러나 변화는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승훈 애널리스트]
현재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한-일 무역갈등에 집중돼 있다. 반면, 중국 펀더멘털과 정책, 그리고 개방에 대한 관심은 미-중 무역갈등의 봉합 이후 관심권에서 다소 멀어져 있다. 그러나 7월 이후 관찰되는 일련의 변화들에 대한 사안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본고를 통해 중국의 경기상황, 향후 정책방향과 개방 이슈를 다뤄보고자 한다.

■경기: 중국 2분기 성적표에 대한 해석 – 사실은 취약하다

중국 2/4분기 GDP는 당사와 시장의 예상대로 전년대비 6.2% 성장했다. 함께 발표된 6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지표의 선방은 4~5월 모멘텀 둔화 에서 회복으로 전환되는 신호인 양 오해되기 쉽다. 우리의 판단은 생각보다 중국 민간 내수의 펀더멘털이 취약하여 추가 정책대응이 동원되어야만 현재 수준의 성 장세를 “지킬 수 있다” 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5.03%pt, 순수출이 1.17%pt 기여해 1분기(내수 4.94%pt, 순수출 1.46%pt)에 비해 순수출기여도가 '소폭' 낮아지 고, 내수기여도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기여도의 개선이 두드러진 것은 총자본형성(1분기 0.77%pt→2분기 1.61%pt)인데, 1분기와 2분기 사이 투자 증가세가 개선된 신호가 부재한 상태인 점을 고려한다면, 1분기 급격한 재고조정 이 2분기 들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기여도의 상승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설비/건설투자 등을 포괄하는 실질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의 경우 2분기 2.1%로 1분기 2.7%에서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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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DP성장률과 내수기여도. 자료: 중국 국가 통계국,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둘째, 계절적인 1차 산업 기여도의 상승이다. 지난 수 년간 예외 없이 1차 산업의 성장기여도는 1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까지 우상향하는 행태를 띠어 왔으며,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1분기 0.12%포인트→2분기 0.21%포인트). 예년의 흐름을 따른다면 하반기 성장률에는 0.4%포인트 가량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2분기 성장 률에서 농림어업 제외 기여도를 차감할 경우는 5.97%로 1분기 6.31%에 비해 성장률이 비교적 크게 낮아짐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6월 소매판매(9.8%)가 그야말로 일시적인 요인으로 고성장한 것이다. 비내 구재와 내구재 전반에 걸쳐 5월 대비 신장세의 개선이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크게 일조한 것은 자동차 소매판매의 급증(전년대비 17% vs 5월 2.1%, 4월까지 역성 장)이었다. 연초 이후 일부 도시에서 시행했던 자동차 보조금 정책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7월부터 18개 도시의 환경규제 강화를 앞두고 자동차 소매업자들이 대폭 할인을 유도(최대 50%)하여 기존 판매재고 소진에 나선 까닭이다. 2분기 최종 소비 부문에 '일시적인' 요인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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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승용차 판매대수 vs 자동차 소매판매액. 자료: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중국 국가 통계국,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정부정책: 동향과 전망 – 금리인하가 나올 차례

지금까지 정부 정책은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을까? 우선, 상반기 내내 주거용 건물투자가 두 자리 수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과열 유발 지역에 대한 공급확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반면, 올해 지방정부 특별채 발행 확대 (2.15조 위안) 계획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투자는 연초 반등 이후 3~4%대 증가에 그치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지방특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이미 승인된 프로젝트의 자본으로 사용하도록 해, 은행 레버리지와 결부시키는 정책이 지난 6월 10일 발표됐으나, 아직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6월 지방정부 특별채 발행액이 5,818억 위안으로 1~5월 월평균 1,939억 위안을 크게 상회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5월 3.0%에서 6월 4.4%로 소폭 개선된 데에 그쳤고, 이 분야에 대한 레버리지도 크게 발생했다 보기 어렵다. 그림자금융 잔액의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전체 기업신용 증가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정작 인프라 투자와 연관이 깊은 비금융 민간·공기업 대상 중장기 대출 증가율은 6월까지도 꾸준히 둔화되었기 때문이다(11.2%,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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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월별 지방정부 특별채 발행액 (Gross). 자료: 중국 재정부,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중국 일반계정 재정수지는 상반기 중 GDP대비 3.5%의 적자를 기록 중이며, 이는 중국 정부가 전인대 당시 제시했던 재정적자비율 목표인 2.8%를 상회한다. 재정 적자비율을 2.6%로 제시했던 2018년에도 실제 재정수입과 지출의 차이가 GDP 대비 4.1%에 달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추가적인 재정자극이 부여될 가능성은 다분하지만, 감세 범위 확대 이외의 정책에 대한 밑그림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한편, 자동차·가전 보조금은 정책여력이 남아 있는 지방정부에 한해서만 시행 중이기에 이들 보조금 정책의 소비진작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가전 소매판매 증가율: 1분기 7.8%→상반기 6.7%)

더욱이, 최근 중국 유통업자들이 중국 내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소비재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수입확대 정책을 펴고 있음을 고려해 본다면, 향후에도 국내산 제품에 대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이 적극성을 띨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정부정책의 영역에서는 일반정부 재정적자의 확대보다는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이나 정책금융채 발행을 통한 준재정정책(quasi-government stimulus)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한국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은 철도건설, 관광개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며, 상반기 이들 기금의 적자(수입<지출)액은 GDP대비 1.1%(5,400억 위안)에 달한다.

앞으로의 정책대응은 통화정책의 영역에서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차등화 정책을 통해 이미 상당 폭 낮아진 지급준비율 (지방신협 등 지방금융기관 지준율 8%, 대형금융기관 13.5%)보다는 금리인하 시행 필요성이 높다.

이는 첫째, 사회 전반적으로 차입비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출 기준금리와 평균 대출금리, 그리고 둘 간의 할증률을 보면 2019년 1분기 말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6.04%로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인 4.35%에 비해 35.8% 할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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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출 기준금리와 평균 대출금리. 자료: 중국인민은행,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둘째, 회사채 시장 안정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방 정부 특별채는 6월 중 순발행이 크게 늘어난 반면, 민간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순발행은 3~4월 평균 3,635억 위안에 비해 5~6월 평균 1,766억 위안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5월 말 바오샹 은행의 국유화 이후 중국 자금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한편, 신용경색을 우려한 도시·농촌 상업은행 들의 채권매도가 심화된 바 있었다.

이것이 회사채 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S&P Global(7월 8일)의 Article(오픈소스)와 상해청산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발행된 회사채(중국 민영기업이 발행하는 Medium-term note: 5~10년 만기 회사채 기 준)의 약 71%를 자산관리상품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상품은 레포 시장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는다. 레포 시장금리 급변동으로 유동성 상황에 불확실성이 생기게 되면 발행된 이들 상품이 회사채를 인수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회사채 순발행 전체적으로는 5~6월 중 증가하기는 했으나, 민간기업 중 AA 이하 등급은 순상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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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Medium-term note)의 보유주체별 비중. 자료: 상해청산소,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이상을 고려해 볼 때, 7월 FOMC에서 연준이 예방적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중국인민은행 역시 정책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리인하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두 가지 금리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전사회적인 차입비용의 경감은 대출 기준금리의 조정과 연관이 있으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7일물 역레포 금리(현행 2.55%)의 하향 조정 행보가 가시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방과 무역협상


​중국 국무원 금융발전위원회는 지난 20일 외국계 신평사의 위안화 표시 채권 평가 허용, 외자계 금융기관의 은행간 채권시장 자유진입, 금융서비스업 외 자지분 철폐 시점 조기화(2020년 말)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개방 11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채권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글로벌 투자자의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차원이며, 다른 한편에서는 금융시장 개방 확대를 끊임없이 종용해 왔던 미국 측 요구 수용의 관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속도의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중국의 채권시장 규모가 미국에 이어 2위(12.9조 달러)라는 점, 그리고 국채시장만 본다면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약 5조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은 글로벌 투자자의 지역 다변화 유인을 중국이 충족시킬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중앙청산소 통계 기준, 외국계 은행과 외국계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 채권은 2.1조 위안으로 전체 잔액의 3.54%에 불과하다는 점도 향후 외국인 보유의 확대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 준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2018년 GDP대비 0.4%로 줄어든 상황에서, 향후 내수 기반 확대와 수입수요 확대 등을 고려한다면 외자 의존도의 확대와 자본계정 흑자 확대를 통한 위안화 가치 안정은 굳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아니더라도 결국 중국이 가야 할 길이었다. 그 일정이 앞당겨 졌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금융시장 개방과 무역협상은 어떻게 연관 지어야 할까? 미-중간 공유하고 있는 접점 중 하나가 현실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중국 농산물 수입업자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면제를 추진하는 것과 결부 지어 생각해 본다면 일종의 화해 제스츄어 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행보가 무역협상의 타결과는 거리가 있으며, 무역협상·대화의 틀을 유지시켜 주는 촉매제로서 역할을 해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미국과 중국이 공통분모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 개방/위안화 절상 용인, 농산물·항공기 수입 확대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원론만 본다면 지재권 보호 확대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특허출원·승인건수의 폭발적 증가와 중국의 대외 지적재산권 로열티 수취 금액의 급증에서 찾 아볼 수 있다. 지재권과 관련한 양국의 대립은 지재권 보호의 방법론에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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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IPR) 로열티 해외수취 금액. 자료: 중국 국가 외환관리국,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미-중 '무역' 분쟁의 끝은 중국의 미국산 수입수요 확대와 IT기업 생산기지 이전이 일부 진행돼 중국이 차지하는 미국 무역적자 내 비중이 의미 있게(예: 30%대 vs 2019년 1~5월 41%) 내려온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상기한 접점의 확인은 무역분쟁을 격화시 키지 않고 현 상태의 휴전 모드를 유지시키는(중국 입장에서는 추가 하방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동인일 가능성이 높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승훈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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