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9.1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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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에 따른 뇌막 림프관 변화 모습/사진출처=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이재승 기자]
중앙치매센터의 ‘2016년 전국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인구대비 치매를 않는 환자 비율)은 10.2%로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로 나타났다. 우리 주위사람 5명 가운데 부모님 1명이 치매 환자 일 수 있다는 의미로 그 어떤 질병률보다 높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방법도 원인도 규명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국내 연구팀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의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경로(hotspot)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국내 치매 환자의 현황과 적용가능성의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65세 이상의 노인 중 10명중 최소 1명 ‘치매’ ..종류 및 증상

치매는 사실 ‘질병’이 아니고 뇌에 병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을 이른다.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다양한 일상생활 능력들이 떨어진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경우 처음에는 기억력이 저하되고 질환의 진행에 따라 판단능력과 언어능력 등 다른 인지 기능까지 손상되며 길을 헤매거나 복잡한 절차의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증상으로는 가족의 얼굴도 못 알아보고 식사도 스스로 할 수 없게 돼 간병을 요한다. 또한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하며 집을 기억하지 못하기도 해 주위사람을 매우 불안하게 만든다.

치매를 유발하는 병은 수 십 가지이지만, 최근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는 병은 크게 세 가지 정도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레비소체 치매이다. 그 외에도 뇌세포가 빨리 죽는 파킨슨병이나 뇌실이 늘어나 나타나는 정상압뇌수두증과 만성알콜중독환자 등에게도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노화가 진행돼 비정상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치매이다. 치매 증상 중 70~80%는 알츠하이머병 치매인데, 알츠하이머병의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수명이 연장되었으며,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 치매 ‘뇌 속 노폐물’ 축적이 원인.. 유산소 및 뇌 운동이 증상 악화에 도움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알려진 원인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 두 단백질은 원래 뇌에 있는 것인데, 어떤 이유로 축적이 되면서 뇌세포가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뇌세포 간 연결 회로를 차단하고 뇌세포를 죽이게 된다. 처음에는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뇌세포의 연결 회로가 50~60% 이상 끊어졌을 때부터 예전과 달리 기억을 못하거나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치매’증상이 나타난다.

치매 증상은 대부분 노년기에 나타나지만 단백질의 뇌 침착은 증상 발현 훨씬 이전에 시작된다. 현재는 뇌 영상 검사나 신경심리검사 등을 통해 초기 진단이 가능하지만, 병의 유무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사를 받는 경우가 드물어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완치가 아닌 예방과 증상 악화를 막는 활동이다. 첫째는 쌓이는 단백질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뇌세포의 연결성을 강화해 치매가 나타나는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사람을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뇌를 강화해준다. 실제로 운동을 하면 신경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물질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운동을 하면 순환이 활발해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뇌세포 간 연결성 강화를 위한 뇌 운동이다. 노년기에 치매가 생기는 이유는 노화로 인한 것도 있지만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뇌는 자주 쓰면 쓸수록 예비 능력이 커지므로 노년이 될수록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생각하고 활동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치매 예방법이다.

◆세계최초 ‘치매 유발 뇌속 노폐물 배출 경로’ 규명..새로운 치료법 제시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카이스트 특훈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뇌의 노폐물을 담은 뇌척수액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통로가 뇌 하부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나이가 들수록 뇌막 림프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네이처(Nature, IF 43.070) 지 온라인 판에 25일 새벽 2시(한국시각 )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정확한 위치와 기능은 물론, 노화에 따른 변화를 규명했으며 향후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뇌에서는 대사활동의 부산물로 상당한 양의 노폐물이 생성돼 뇌척수액을 통해 중추신경계 밖으로 배출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과 같은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뇌에 축적되면 기억력 등 뇌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뇌막 림프관은 딱딱한 머리뼈 속에서 다른 미세 혈관들과 복잡하게 둘러싸여 있어 정확한 관측이 어려워 아직까지 뇌척수액의 정확한 주요 배출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이에 연구진은 생쥐의 머리뼈를 얇게 박피하여 관찰력을 높이고, 뇌척수액에 형광물질을 주입하는 실험과 자기공명영상(MRI) 실험을 통해 뇌 상부와 하부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서로 다르며,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뇌에 쌓인 노폐물 등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배수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또 노화된 생쥐 모델의 뇌막 림프관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는 실험을 진행해, 노화에 따라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비정상적으로 붓고, 뇌척수액 배출기능이 저하돼 배출이 어려워 지는 현상도 실험으로 확인했다.

뇌의 머리뼈 내부 좁은 공간에서 뇌척수액 배출이 막히면 이를 뚫기 위한 방어시스템이 작동해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뇌막 림프관이 팽창하면서 기능이 훼손되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는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질병을 유발하는 뇌속 노폐물이 어떻게 뇌 밖으로 빠져나가는지를 확인하고, 노화에 따른 구조와 기능 저하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뇌의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베타-아밀로이드 또는 타우 제거제,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 억제제 등 다양한 치매 치료약 개발이 시도됐지만 대부분 실패하거나 효능이 별로 없었다.

이에 고규영 IBS 혈관연구단 단장은 “앞으로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배수 기능을 높이는 약물을 개발하면 퇴행성 뇌질환 치매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승 글로벌경제신문 의학전문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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