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19.09.22(일)

미정부 의회와 EU서 대내외 공세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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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0개주 법무장관들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구글의반독점 위반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출처: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미국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기업들에 대한 대내외 공세가 격화되고 있다.
오는 11월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이들 미국 기업들의 목줄을 조이고 있는 유럽연합(EU)뿐만 아니라 미 연방정부, 미 상 하원도 반독점 행위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CNBC 등에 따르면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의 반독점 행위 조사를 위해 50개주의 검찰총장이 수사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미국 지방 정부마저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 나선다는 얘기다.

◆ 미 50개주 검찰도 반독점법 위반 조사 나서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애슐리 무디 플로리다검찰총장은 "고객의 개인 정보를 갈수록 많이 줘야하는 (구글의 서비스가) 과연 공짜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자유 시장과 경쟁이 없어지면 (광고) 비용이 올라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광고시장을 구글·페이스북 등 소수의 IT기업이 독과점한 가운데 이를 방치하면 광고비용이 올라 결국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미 CNBC는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구글은 매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자사 알고리즘을 타사 및 대중에 공개하거나, 유튜브 등 자회사를 분리해야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양대 독점금지법 규제기관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FAANG 기업들을 대상으로 반독점법 조사를 진행중이다.
페이스북은 FTC로부터 역대 최고 금액인 50억달러(6조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고질적인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구글에 대한 반역죄 여부 조사를 예고하는 등 미국 내 정치권의 공세도 뜨겁다.

◆ EU, 11월 지도부 교체 앞두고 FAANG에 총 공세 펼쳐

EU는 최근 매년 구글에 반독점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을 물리는 상황이다.
EU는 지난해 5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데 이어 올해 3월에도 15억달러를 부과했다.

EU집행위원회는 구글뿐만 아니라 아마존 퀄컴에 대해서도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과징금 또는 벌금을 준비중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아마존이 소매업자들의 정보를 오ㆍ남용 했는지, 어떻게 이용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EU가 지도부 교체 전 미 IT기업을 겨냥한 최종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스타게르 위원을 가리켜 '미국을 증오하고 있다'고 비난한 지 불과 몇 주 만의 조치"라고 전했다.

2017년 이후 EU가 구글을 대상으로 부과한 과징금만 모두 세 차례, 약 82억유로(약 11조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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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loomberg, 한국투자증권


페이스북, 아마존, 퀄컴 등도 칼 끝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이는 최근 EU 회원국인 프랑스ㆍ영국 등이 디지털세를 신설하기로 한 것과 맞물려 향후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로 본 반독점 판단과 '끼워팔기'

21세기 들어 미국 반독점법에서 큰 이정표를 남긴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1997년 운영체제인 윈도에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포함시켜 판매하면서 끼워팔기 논란이 일어났다.

미 연방법원은 2000년 MS를 두 개 회사로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듬해 MS가 항소한 연방항소법원은 회사분할 명령을 기각했다.

MS의 반독점 조사는 12년이 걸렸지만 결국 분할은 하지 못했다. MS는 이 지루한 법정 싸움에서 커다란 승리를 이끌어 냈다.

유럽에서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반독점 위반행위와 관련해 EU에 17억 유로(2조원)의 벌금을 납부했다.

구글의 경우도 '끼워 팔기'가 문제가 됐다.
EU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유럽 검색시장의 90%를 장악한 상태에서 자사 광고링크와 서비스를 끼워팔기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며 11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국투자증권 백찬규수석연구원은 "미국 통신사 AT&T가 반독점법으로 기업이 분할되기까지 10 년이 걸렸다"며 "반독점법으로 거대 기업을 조사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 결과가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MS의 사례에서처럼 조사와 소송에 시달리면서 신생업체에게 추격의 여지를 준 측면도 없지 않다. 반독점 조사 대상인 기업에게는 오랫동안 노이즈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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