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5주년창간
2019.10.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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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식 前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50+세대! 냉전과 독재, 고속압축 성장시대에 유신교육을 받으며 콩나물시루 학교에 다녔다. 입시지옥에 시달렸고 학생 데모와 민주화 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다. 이 나라를 선진국 문턱까지 이끌어온 주역들이기도 하다.

신체적으로는 젊음 반 늙음 반이지만, 일에 관한한 절정기를 맞은 그들이다. 인생을 가장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시기다. 아직 연금 받을 나이도 멀었고 자식 뒷바라지도 남았다. 그런데 그들이 은퇴로 내몰리고 있다. 경쟁사회, 과로사회, 피로사회를 살면서 자신을 돌보지도 못했다. 50+세대! 이제 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직업의 시대에서 업직(業職)의 시대로

50+세대의 첫 번째 인생과제는 생계를 위한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다. 100세 인생 시대 아닌가.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늙음의 기준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 뒷방 늙은이로 내다앉기에는 몸도 마음도 팔팔하다. 인생 2모작, 3모작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어떻게 더 해야 할까.

아쉽게도 국가사회가 이들을 위해 마련해주는 일자리는 별로 없다. 겨우 단순노무직 몇 자리를 준비해놓고 50⁺세대 일자리 지원 사업이라고 한다. 젊고 늙음의 생물학적 연령 기준은 변했는데, 사회적 여건은 마련되지 않았다. 정년제도라는 것이 있어 60세까지 보장된다고 하지만 고용현장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스스로 일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바야흐로 ‘직업(職業)의 시대’에서 ‘업직(業職)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어떤 직책과 자리에 따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과 전문성을 갖추는 업(業)이 먼저라는 얘기다. 과거에는 한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이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직장이라는 공간 없이도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세상이 이미 빠르게 오고 있다. 신세타령만 해서는 안 된다.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고 다듬어서 자기만의 전문 업(業)을 찾아내야 한다.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찾아야

50+세대의 또 다른 운명적 인생과제는 자기 자신만의 삶을 찾는 것이다. 이것은 새 일을 구하는 것보다 사실은 더 중요하다. 그들은 대부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이다. 학업과 취직, 가족 돌보는데 모든 청춘을 쏟아 부었다. 틈틈이 취미와 여가를 즐겼다고는 하나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시간은 별로 없었다. 정말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그것을 찾아내고 실천해야한다. 나이가 더 들면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운동도 여행도 예술도 심지어 독서마저도 그렇다. 브로니 웨어(Bronnie Ware)가 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란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노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5가지 후회에 관한 이야기다.

-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대신 내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다.
- 그렇게까지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었고,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했다.
- 내 감정을 주위에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꾹꾹 누르며 살았다.
- 친구들과 연락하며 살았어야 했다.
- 행복은 결국 내 선택이었다.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고, 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돈을 더 벌었어야 했는데, 궁궐 같은 집에서 한번 살아봤더라면, 고급 차 한번 못 타봤네, 애들을 더 엄하게 키웠어야했어”라고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에 대한 얼개가 그려진다. 물론 각자의 삶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이 시대의 50+세대는 많은 성취를 이룬 만큼 앞으로의 인생과제도 만만치 않다. 어쩔 수 없는 사회 관계망 속에서 서로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그냥 ‘나’일 뿐이다. 남 신경 쓰지 말고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돈 버는 일이든, 행복을 찾는 일이든 말이다. 비교우위의 ‘일류’가 아닌 자기만이 잘 할 수 있는 ‘Unique 1’의 시대 아닌가.

행정학 박사/前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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