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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년창간
2019.12.07(토)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최설화 애널리스트]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자 상당수 중앙은행들은 올해 통화완화로 돌아섰다. 미국 연준은 '보험성 인하'라는 명목 하에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기준금리를 75bp 내리고 매월 600억달러 규모 재정증권 매입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도 기준금리 10bp 인하, 월간 200억유로 양적완화 재개로 시장을 놀래켰다. 일본은행과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연내 추가 완화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신흥국 중앙은행은 더욱 공격적이다. 미국 금리인하로 자금유출 부담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인도,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는 75~150bp씩 기준금리를 내렸고 터키는 무려 1,000bp나 인하했다. 마이웨이를 고집했던 한국은행도 50bp 인하를 감행했다.

앞으로 핵심은 중국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당사자이고, 경기둔화가 극심했지만 지금까지 적극적인 통화완화 조치가 없었다. 당장의 경기보다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일 MLF 대출금리를 5bp 인하하고 11일에는 7일물 역RP 금리까지 5bp 인하해 정책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당사는 2020년 중국이 통화완화를 통해 경기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 및 신흥국 주식 시장의 기저효과를 극대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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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세계 중앙은행 기준금리 변화: 중국 꿋꿋하게 동결(주: 중국은 기준이 되는 대출금리를 LPR 대출금리로 바꿔 11bp 인하 효과를 유도). 자료: Bloomberg, 한국투자증권
실질금리가 중요하다: 2020년 중국 통화정책 완화기조로 갈 것

실물경기의 회복에는 금리의 절대수준보다 상대수준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상대 수준은 그 나라의 물가(인플레이션)가 결정한다.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물가가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통화완화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이 지금 그런 상황이고, 얼마 전 조동철 금통위원이 '제로금리가 반드시 기준금리 하한선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은 이런 맥락일 것이다.

아래 차트는 2009년 이후 국가별 실질금리 추이다. 일본과 독일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고 미국은 0%에 가깝다. 그러나 중국은 0.6%, 한국은 1.4% 수준으로 높고 한국은 심지어 작년 말보다 100bp나 올라갔다.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진작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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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실질금리 추이: 한국과 중국은 실질금리가 여전히 플러스(주: 실질금리는 국고채 10년물에서 소비자물가 과거 1년 평균을 차감한 값으로 계산) 자료: Bloomberg, 한국투자증권
그러나 우리는 2020년 중국 인민은행의 정책 방향이 통화 완화를 강조하는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게는 지준율 150bp(2~3차례) 인하, LPR(최우대 금리) 2회 인하, 시장공개조작(OMO) 금리인하 등이 예상된다. 이는 기저효과를 강화시켜, 아직은 미약한 경제지표의 반등을 극대화시킬 것이며 신흥국과 경기민감 업종의 상대강도를 높일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은 꾸준한 디레버리징으로 통화완화 여건이 마련되었다. 지난 2년간 중국은 여타 국가들과 달리 디레버리징을 강화하며 중립적 통화기조를 이어왔다. 2019년 1년물 LPR 대출금리 인하폭도 11bp로 여타 신흥국 대비 적었다. 그러나 2020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경기 안정화를 위해 강한 통화완화를 시행할 준비가 되었다. 전부 그간의 디레버리징 덕분이다.

둘째,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해소될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 통화완화의 주요 걸림돌은 부동산 가격과 돼지고기 가격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로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다.

한편, 돼지고기 가격도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수급 조절로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소비 성수기인 2020년 춘절을 지나면 돼지고기 가격도 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이다. 어차피 기타 핵심물가는 원래부터 안정적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2020년 2분기부터 통화완화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며, 이 중 돼지고기가 13%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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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돼지고기 가격 상승률 둔화. 자료: Wind, 한국투자증권
셋째,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근 중소형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12개의 도시상업은행과 농촌상업은행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5월 바오상 은행 디폴트 이후 경기둔화와 디레버리징에 취약한 중소형은행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도시상업은행과 농촌상업은행의 총자산 비중은 전체 은행업 총자산의 30%에 달하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은행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이는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사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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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상업은행 NPL 비율: 도시상업은행과 농촌상업은행 상승세 뚜렷. 자료: CEIC, 한국투자증권
이미 지난 5월부터 6대 대형은행과 도시상업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금리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도시상업은행의 CD 발행금리가 50bp 정도 높은 상태인데 이전에는 없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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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이후 은행별 CD 발행금리 차별화 현상 뚜렷. 자료: Wind, 한국투자증권
오는 20일 한국시간 10시 30분에 중국 인민은행은 1년물 LPR 대출금리를 발표한다. 아직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경제지표 반등 기미가 전혀 없는 상태지만 2020년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부각된다면, 이는 경기의 기저효과를 극대화하고 신흥국과 경기민감 업종의 상대강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기능할 것이다. 기대해보자.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최설화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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