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5주년창간
2020.01.2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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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소기업(50명 이상 299명 이하)에 대해 2020년 주52시간근로제가 적용되더라도 납품기일이 촉박하거나 업무가 급증하는 경우 등에 한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키로 했다. 또 중소기업에 1년간 시행 유예기간을 부여해 단속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여기에 주 52시간 위반시 최장 6개월간 시정기간을 부여키로 했다.

중소기업들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해 사실상 1년6개월간 주52시간제 시행을 연기한 것이다. 특별연장근로는 대기업에까지 확대해 탄력적인 인력운영을 가능케 했다. 30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시행을 코앞에 둔 2019년 12월 정부가 부랴 부랴 발표한 보완대책이다. 정부가 당초 사전준비 없이 주52시간제 시행을 과도하게 밀어부쳤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근로시간단축은 생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선진국들의 경우 근로시간을 단축해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고 생산성이 높아졌기에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30시간대로 줄인다고 해서 자동차 품질이 폭스바겐 것과 비슷해 질 수는 없다. 생산성이 높아지고 수익을 많이 내야 파이도 많아지고 근로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민주노총이 무턱대고 근로시간 단축만 요구한다고 해서 기업의 생산성이 오르고 ‘저녁이 있는 삶’이 찾아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근로시간단축은 기업의 생산성 하락과 일자리 상실로 이어지고 출근 할 데가 없는 ‘아침 없는 삶’을 강요받을 수 있다.

근로시간단축 생산성 전제되어야

일본 정부가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시행하는 것은 글로벌경쟁력을 생각한 때문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구미(歐美) 선진국과 벌이는 경제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장시간 근로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장시간근로가 사회문제화 되자 2018년 근로시간단축을 단행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우리나라와는 정책의 품질이 완전 딴판이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생산활동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일하는 방식 개혁내용’에 따르면 연장 근로시간은 월간 100시간까지, 연간 720시간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노사가 합의하면 제한없이 허용하던 근로시간에 상한선을 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주 52시간(월 가능 연장근로 52시간)에 비해 두 배 가량 많게 설정됐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도 우리나라(3개월)보다 훨씬 긴 1년까지 허용하고 있다. 일본에선 장시간노동이 많다. 몸으로 때워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OECD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일본의 연간 근로시간은 1719시간으로 우리나라(2113시간)보다 394시간 짧다. 하지만 주당 6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자 수가 일본 전체 임금 근로자의 10%(550만명) 안팎에 달한다(일본 총무성 자료).

우리나라의 장시간근로는 일본에 비해 적은 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작성한 ‘2016년 6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자료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 적용이 되는 근로자는 806만3000명이고 이 중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자 비율은 11.8%(95만5000명)이다. 일본이 우리나라 보다 장시간 근로가 더 성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수치이다.

그럼에도 일본의 평균근로시간이 한국 보다 짧은 것은 일본의 파트타임 근로자가 한국 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일본의 파트타임 비중이 22.6%인데 비해 한국은 10.6%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근로시간이 조작된 것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법개정 통한 근본적 해결책 마련해야


평균 근로시간에 서비스 잔업(수당을 안받고 하는 연장근로)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장시간노동전문가인 모리오카 코지는 2006년 평균 서비스 잔업시간 408시간을 합할 경우 EU국가의 평균 근로시간인 1600시간대 보다 700시간 가까이 많은 2288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근로자 1인당 서비스잔업으로 인해 받지 못하는 수당이 연간 53만9780엔에 달하고 있으며 연장근로를 하지 않는 일본 근로자는 전체의 19%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52시간제는 기업들의 생산활동을 가로막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커다란 규제 그물이다. 기업들은 ‘기업 못해 먹겠다“고 아우성을 친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국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선물’하겠다며 주52시간제 시행을 단행했다. 정말 무지한 정부가 기업에 해악을 끼치는 정책만 골라서 펼친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정부가 중소기업에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특별연장근로를 대기업에까지 허용키로 함으로써 기업들은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하지만 정부의 조치는 한시적 구제책에 불과하다.

기업들의 업무는 계절에 따라, 경기부침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를 되풀이 한다. 1년이 경과된다고 근로시간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주52시간제 문제는 땜질식 처방보다 근로기준법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해소될 수 있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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