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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금)

-삼성, 법원 숙제 '준법경영안' 의견서 제출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층거 채택 안해"
-손경식 CJ 회장 증인 채택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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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지난 공판에서 숙제로 내논 준법경영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에서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 부회장의 형을 정하는 데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지난 공판에서 숙제로 내논 준법경영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에서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 부회장의 형을 정하는 데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오후 2시5분부터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네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 삼성, 법원 숙제 '준법경영안' 의견서 제출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법원이 지난 공판에서 숙제로 낸 준법경영안을 제출하고 삼성 준법감시위 설립과 권한,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앞서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3차 공판에서 "향후 똑같은 요구를 받을 경우 또 뇌물을 공여할것인가. 그런 요구를 받더라도 삼성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음 재판 기일 전까지 삼성그룹 차원에서 대책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변호인단 설명을 들은 재판부는 "기업범죄의 재판에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 여부는 미국 연방법원이 정한 양형 사유 중 하나"라며 "미국 연방법원은 2002∼2016년 530개 기업에 대해 '치료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형심리와 관련해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적 운영 점검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기일에 3명의 전문심리위원단을 구성해 실효적 운영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에 특검 측은 반발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최고 재벌총수 간의 사건에 (준법감시)제도 수립이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과 같은 거대 조직이 없는 미국의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극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의 죄명 4개 중 3개는 뇌물공여와 업무상 횡령 등인데, 준법감시위가 어느 양형사유에 해당하는지 보고, 다른 사유도 충실히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재벌 혁신 없는 준법감시제도는 봐주기에 불과하다"며 "재벌체제 혁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준법감시제도 하나만으로 논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2월 14일로 지정하고, 그때까지 관련 의견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층거 채택 안해"

이날 재판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의 증거채택 여부를 두고서도 특검과 변호인단의 공방이 이뤄졌다.

앞서 특검은 파기환송심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 등의 일부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는 외관상으로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캐고 있지만, 본질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부정 의혹을 규명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검은 이와 같은 수사 내용을 증거로 제출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관련한 청탁의 대상으로 개별 현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계획이었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합병비율의 공정성과 분식회계는 이 재판의 심리 쟁점이 아니고 공소사실의 범위에서도 벗어나 있으므로 적법한 양형 사유가 되지 못한다"며 특검의 증거 신청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특검이 신청한 증거 중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증거인멸 등 다른 사건의 증거들은 채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르면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개별 현안을 특정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각각의 현안과 대가관계를 입증할 필요가 없으므로 추가 증거조사는 필요하지 않다"며 "승계작업의 일환인 구체적 현안을 각각 따지는 재판이 아니므로, 다른 사건의 판결문을 참조할 수는 있으나 그 재판의 증거까지 채택해 심리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CJ 회장 증인 채택 무산

이번 재판의 핵심이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증인 심문은 불발됐다. 손 회장은 일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

이 부회장 측은 "경제계 원로로서 대통령과 기업의 관계를 증언하기에 최적이라 생각했지만, 사유서를 보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시는 것 같다"며 신청을 철회했다. 재판부는 이에 증인 채택 결정을 취소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으나, 올해 8월 대법원이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안종열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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