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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의 숨은 주역, CJ...이미경​​​·이재현 남매의 '문화보국' 집념이 이룬 성과

승인 2020-02-11 15:32:28

[글로벌경제 김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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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최우수작품상으로 확정된 후 봉준호 감독과 이미경 부회장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11일 미국 현지 언론과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뉴욕과 LA 3개 상영관에서 먼저 개봉했다. 당시 기생충의 오프닝 스코어는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모든 외국어 영화의 극장당 평균 매출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이었다.

개봉 후에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더해지며 상영관 수를 빠르게 확장했으며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이슈가 겹쳐지며 현재는 843개까지 상영관이 확장되어 앞으로의 흥행 성적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기생충은 개봉 10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흥행세를 유지하며 1월 22일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 2819만 9865달러(약 328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기록이자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모든 외국어 영화 중 흥행 순위 7위의 대기록이다. 종전 역대 7위 흥행작은 누적 매출 2463만3730달러(약 285억)를 기록한 '무인 곽원갑'(Fearless,2006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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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메인 포스터. 사진=CJ 제공

영화 기생충의 흥행은 비단 북미에서만은 아니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30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호주, 홍콩, 대만,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 멕시코, 일본 등 해외 49개국에서 개봉했다.

이중 프랑스, 터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25개국에서 현지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타이틀을 거머쥐는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도 영국, 핀란드, 인도,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0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전 세계 40개국에서 올린 극장 수익이 지난해에만 1억2970만 달러(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포브스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다음 달 9일까지 글로벌 수익이 1억5000만 달러(1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CJ 관계자는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로 북미에서의 스크린개수가 다시 확대되는 등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기생충의 티켓파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추세면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기록적인 스코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초 개봉한 일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10일현지 개봉한 기생충은 첫 주말(11∼12일) 흥행 순위 5위를 차지하며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국내서는 오는 2월 '기생충:흑백판'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인도, 영국, 노르웨이, 핀란드,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올해 상반기 개봉을 예정하고 있어 기생충의 세계적인 흥행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생충 성공 가능하기까지 드라마틱한 지원 사격 나선 CJ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분 후보에 오르고 전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CJ의 역할이다. CJ의 전폭적인 뒷받침 없이는 기생충의 글로벌 흥행도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CJ는 지난해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아카데미 캠페인 준비에 돌입했다. CJ그룹의 최고경영진도 투트랙으로 힘을 보탰다. 기생충이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 CJ 이재현 회장은 그룹 문화사업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한 뒤 대규모 투자와 지원 등을 책임져 왔다. 이미경 부회장은 글로벌 문화산업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와 문화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회장의 비전을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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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뒤 함께 시상무대에 오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J ENM 영화 커뮤니케이션의 윤인호 팀장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생충 관련 모든 활동이 넓은 범주에서는 모두 ‘아카데미 캠페인’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며 “8월 말 기생충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국제장편영화상)’ 대한민국 후보로 확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 출품 및 초청’ 형식으로 이뤄지는 여타 영화제와 달리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 세계 약 8000여명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후보작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전세계 관객 반응뿐만 아니라 미국 영화산업을 이끌고 있는 오피니언 리더 8000여명 회원들의 표심이 중요하다. 결국 ‘아카데미 캠페인’은 예산, 인력,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모두 결합되어야 하는 복합적인 글로벌 프로모션인 셈이다.

인력, 예산, 경험이 부족한 CJ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몸으로 직접 부딪히기’였다. 아카데미캠페인을 총괄하게 된 CJ는 우선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맡고 있는 네온(NEON)과 역할을 나눴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해외배급팀에서 전체 캠페인 전략을 총괄하며 캠페인 예산 수립부터 전 세계 기생충 개봉 현황 관리, 관객 및 오피니언 리더 대상 타깃 시사회 개최, 광고, 이벤트와 같은 현지 프로모션 등을 총괄했다. 현지 노하우가 풍부한 네온은 북미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시사회 진행, 북미 영화제 출품 등 실무를 맡았다.

무엇보다 직접 투표권을 가진 오피니언 리더들의 표심을 잡는 것이 중요했다. 헐리우드 외신 기자협회(골든글로브 시상식 주관) 공식 상영(6월, LA)을 비롯해 2019년 9월부터 2020년 1월 사이에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회원 대상으로 수십회의 시사회 가진 것은 물론, 같은 기간 미국 감독 조합, 미국 배우 조합, 미국 프로듀서 조합 등 미국 영화계 주요 직능 단체를 대상으로 시사회도 개최했다. 시사회 전후에는 리셉션, 파티 등 이벤트를 개최하며 소위 ‘기생충 대세론’ 여론 만들기에 집중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 북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 한국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봉감독은 배우 송강호가 콜로라도에서 열린 텔루라이드 영화제를 돌아다니다가 쌍코피가 터졌다는 일화를 밝힐 정도로 바쁘고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를 포함해 전 세계 53개 해외 영화제 초청되고, 15개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골든글로브(외국어영화상), 전미 비평가위원회(외국어 영화상), 뉴욕 비평가협회(외국어 영화상), LA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송강호) 등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총 30여개의 상을 휩쓸었다. 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 이후 약 500개 이상의 외신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미국 NBC의 간판 프로그램인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하는 등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CJ 관계자는 “미국 헐리우드의 거대 스튜디오는 아카데미 후보 선정이 빈번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캠페인 전담팀’이 있는 반면 기생충은 한국 최초로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바위로 계란을 치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의 문화 경영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 기생충과 같이 최고로 잘 만들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ENM 업무보고를 받으며 기생충의 괄목할만한 성과에 대해 이와 같이 평가했다. 기생충은 100년의 역사를 맞이한 한국영화계뿐 아니라 1995년 영화를 시작으로 문화사업에 뛰어든 CJ에게도 상징적인 작품이 된 셈이다.

영화로 문화사업을 시작한 CJ는 97년 '인샬라' 이후 지금까지 300편이 넘는 한국영화를 투자해 왔다. 국내에는 생소하던 투자배급사로 역할을 새롭게 다지며 한국영화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한 뒤 한국영화계에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대형 프로젝트에 과감한 투자를 하며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무엇보다 4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기획 단계부터 전세계 상영을 염두에 둔 작품으로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는 등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널리 알렸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CJ의 전격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시도조차 어려웠을 글로벌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영화산업 관계자는 “CJ가 1995년 영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장르, 신선한 소재의 한국영화에 꾸준히 투자하고 멀티플렉스 등 산업인프라를 구축하여 한국영화의 산업화의 초석을 다진 것은 물론 질적, 양적 성장에 기여해 왔다”고 분석했다.

CJ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직후인 1995년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 드림웍스 설립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문화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30대의 젊은 경영인이었던 이재현 회장은 전통적인 내수 식품 회사인 제일제당을 토대로 사업 다각화를 구상 중이었고 문화사업은 그의 핵심 관심사였다. 식품 사업과는 전혀 연관 없는 분야였을 뿐만 아니라 3억 달러는 당시 제일제당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큰 규모였기 때문에 경영진들의 반대는 거셌다. 그러나 이재현 회장은 ‘문화가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를 강행했다. 그 이후 CJ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만 7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이처럼 문화 사업에 강한 집념을 보이는 이유는 할아버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평소 가르침 때문이다. 이재현 회장은 앞서 언급한 ENM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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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스테이플스센터에셔 열린 케이콘 콘서트 무대 전경. 사진=CJ 제공

그러나 문화 사업을 향한 행보가 항상 순탄치만은 않았다. 공교롭게도 CJ가 문화 사업에 뛰어든 시기에 IMF가 찾아왔다. 국가적 위기 속에 기업이 적자 내는 사업을 이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 사업에 진출했던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이 모두 철수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CJ의 계속된 투자 속에서도 성과는 더뎠다. 각 부문이 CJ E&M으로 통합된 2011년 이후 실적 추이를 보면 이는 확실히 드러난다. 2013년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4%로 매우 낮은 편인데, 이마저도 게임사업부문이 영업이익 667억원을 올렸기에 가능했다. 음악사업부문은 1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게임사업 부문이 넷마블로 분할된 2014년에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방송,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 부문은 문화 사업에 첫 발을 디딘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셈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쌓인 역량이 오늘날 CJ ENM이 콘텐츠의 화수분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한 자양분이 되었다. '응답하라 1998', '도깨비', '삼시세끼' 등 온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대표 콘텐츠들이 연이어 탄생하기 시작했다. 176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명량'은 개봉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영화 관객수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문화산업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예견하며 25년간 문화사업에 지속 투자를 해 온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K컬처 열풍의 토대가 되었다”며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대한민국이 전세계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데 CJ가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식품회사’에서 ‘글로벌문화기업’으로 성장한 CJ의 25년

1995년 3월 이재현 당시 제일제당 상무는 누나인 이미경 이사와 함께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월트디즈니 만화영화를 총지휘했던 제프리 카젠버그, 음반업계의 거장 데이비드 게펜이 함께 만든 ‘드림웍스SKG’의 투자 계약을 성사시키러 떠난 길이었다. 할리우드의 거물들과 협상을 앞두고 이재현 상무는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는 문화야. 그게 우리의 미래야.” 이어 이재현은 ‘문화의 산업화’라는 자신의 꿈을 펼쳐놓았다. “단순히 영화 유통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멀티플렉스도 짓고, 영화도 직접 만들고, 음악도 하고, 케이블채널도 만들 거야.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거지.”

드림웍스SKG를 통해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역량을 키운 뒤 궁극적으로 우리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겠다는 꿈, 멀티플렉스를 통해 영화 관람 문화를 바꾸겠다는 꿈, 그리고 문화상품을 앞세워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털어놓은 것이다. 드림웍스 투자는 이후 CJ그룹이 식품회사라는 오랜 틀을 벗어 던지고 문화창조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창조적 사업다각화의 초석이 됐다.

이재현 회장은 “CJ의 최종 지향점은 글로벌 No.1 생활문화기업”이며 이를 위해 도전하자고 자주 주문한다.

CJ가 글로벌 No.1 생활문화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인이 K라이프스타일과 K콘텐츠에 빠져들어야 한다. CJ가 25년간 문화 사업을 지속한 이유도 생활 습관 및 취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은 목표지만 곳곳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이미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로 매년 매출 급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메이저 냉동업체인 슈완스 인수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CGV는 독자 개발한 오감체험영화관 4DX 역시 70여개국 이상에 진출했으며, 삼면스크린을 갖춘 스크린X는 17개국 이상에 수출 중이다.

아울러 문화 사업은 단순히 제품을 팔아 이익을 얻는 제조업과는 달리 타 산업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폭제 역할도 한다. KCON 현장에서는 문화 한류가 경제 한류로 확장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한국 연예인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 제품과 음식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한국 산업 전반으로 경제효과가 확산되는 것이다. 정작 CJ가 KCON 개최를 통해 얻는 수익은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규모를 키우며 확대 개최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문화가 가진 힘을 믿기 때문이다.

문화산업이 차세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확신과 이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의 긍정적인 영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 아래 KCON은 세계 속에 한류를 실어 나르는 최대 페스티벌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존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국내외 상황 속에 CJ의 이러한 도전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내려온 ‘사업보국’ 은 CJ의 첫 번째 창업이념이다.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이 전쟁 후 폐허에서 국가 경제를 일으키는 것이었다면, 이재현 회장의 사업보국은 첨예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문화를 통해 전세계인에게 한국을 심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고 더 나아가 국격을 높인다는 것이다.

전세계인이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등 일상 생활 속에서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것, 이것이 이재현 회장이 처음 문화사업을 시작했던 때부터 품었으며 현재 진행형인 꿈이다.

젊은 창작자들의 산실 CJ 문화재단

CJ그룹은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답게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의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해 한류 기반의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전문 창작자 발굴,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은 지난 2006년 이재현 회장이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뜻을 계승해 설립한 재단이다. 이재현 회장은 평소 “젊은 신인 예술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의 기반을 다지고,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창작콘텐츠가 한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CJ문화재단은 지난 2009년 ‘CJ아지트광흥창’을 개관하며 대중문화 신인 창작자 지원사업의 문을 열었다. 이어 2010년부터 튠업∙스테이지업∙스토리업 등 본격적인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점차 규모를 확대해 2017년부터 매년 약 50억~60억원을 신인 창작자 지원에 투자하고 있다. 2016년에는 연극∙뮤지컬 공연 전용 공간으로 ‘CJ아지트대학로’가 문을 열었고, 2017년 ‘CJ아지트광흥창’이 공연장에 전문 녹음 스튜디오까지 갖춘 뮤지션 전용 공간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신인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 ‘튠업’은 온∙오프라인심사를 거쳐 선정된 신인들에게 음반 제작비 및 홍보마케팅을 지원하고, 국내외 뮤직 페스티벌에 개설되는 튠업 스테이지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멜로망스∙아이엠낫∙아도이∙카더가든∙술탄오브더디스코∙로큰롤라디오∙아시안체어샷∙죠지 등 50팀 139명의 뮤지션을 발굴해 46개의 정규음반 제작을 지원했다. 2017년부터는 매년 튠업 뮤지션 한 팀 이상을 선정해 1500석 이상 규모의 대형 공연도 개최해 오고 있다.

‘스테이지업’은 뮤지컬 부문 신인 창작자를 선발해 창작지원금,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05명 신인 창작자의 58개 작품 개발을 지원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계의 토양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까지 진출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풍월주' 등을 포함해 '아랑가', '판', ‘쥴리앤폴’, ‘카라마조프’ 등 총 17개 작품이 정식 상업공연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작품 경쟁력은 있으나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극단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공간지원 사업을 2016년부터 진행, 2019년까지 13편의 연극과 뮤지컬 작품이 관객과 만날 수 있게 지원했다.

영화 부문 지원 프로그램 ‘스토리업’은 2010년부터 영화 스토리텔러들의 장편 영화 시나리오 집필을 돕다가 2018년부터는 청년 감독들의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영화 창작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것. 2019년까지 총 137명의 영화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을 통해 36편이 제작사와 계약, 5편의 극영화와 7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는 성과를 거뒀고 2019년 제작 지원한 단편영화 ‘나의 새라씨’(김덕근 감독)는 2019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등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한 바 있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젊은 창작자들의 꿈이 실현될수록 대중문화의 저변도 넓어지고 풍성해질 것”이라며 “지난 10년간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문화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의 국제화'를 위해 총력

CJ는 국내투자 배급사 중 유일하게 해외 직배(직접 배급) 사업을 통해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2009년 8월 국내 최초로 미국과 중국에서 직배 사업을 시작했고, 2011년 10월에는 베트남, 2012년 10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직배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누적 130여편, 베트남에서 누적 50여편의 한국영화를 배급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연간 5편 가량의 한국영화를 현지 관객에게 꾸준히 소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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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메인 포스터. 사진=CJ 제공

특히 CJ는 세계 영화 시장의 본거지인 할리우드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 영화사업 관계자는 “K-POP이나 드라마에 비해 한국영화의 글로벌 진출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며 “국내 영화 내수 시장은 수년 째 정체돼 있기 때문에 해외 시장 개척이 한국 영화 산업의 활로라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헐리우드 진출을 추진한 한국 기업이나 제작사가 있었으나 대부분은 리메이크 판권 판매, 단순 자본 투자, 일부 인력 참여 수준에 그쳐 아쉬움이 있었다. CJ의 특징은 기획부터 제작의 주도권이 CJ ENM에 있다는 것이다.

CJ ENTERTAINMENT는 이미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스튜디오이자 제작사’로 미국 영화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개별 제작사가 아닌 충분한 자금 동원이 가능한 대기업으로 사업을 주도할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고, 기획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오리지널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CJ ENM 자체 보유한 IP만 해도 400~500개 이상인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판 '숨바꼭질'인 'Hide & Seek'과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No No No Yes'는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이고 미국판 '써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미국판 '극한직업'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배우 케빈 하트가 수장으로 있는 제작사 하트비트와의 협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밖에도 '수상한 그녀'의 스페인어 버전을 히스패닉과 남미 시장 타깃으로, 영어 버전의 '수상한 그녀'를 흑인 사회 타깃으로 MGM과 기획 중에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은 현지 감독과 현지 배우를 기용해 현지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 ‘해외 로컬 영화’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는 음악과는 다른 내러티브 콘텐츠의 특성상 내수 시장을 타깃으로 한 한국어 영화 수출만으로는 부가가치 창출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국가간 합작영화 제작을 통해 문화교류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동남아 영화 시장을 우리가 리드해서 '함께 키워 나가겠다'는 철학이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전략으로 현지 인력과 협업(Co-Work) 할 수 있는 합작영화 제작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CJ가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터키 등 7개 국가에서 제작한 해외 로컬 영화는 40편 이상이다.

중국어로 제작된 '20세여 다시 한번'(2015년 1월 개봉)은 3억6500만 위안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올리며 역대 한중 합작영화 1위의 기록을, 베트남어로 제작된 '내가 니 할매다'(2015년 12월)의 경우 48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올리며 역대 베트남 자국 영화 흥행순위 3위에 랭크돼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합작 영화들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 6월 말 현지 합작을 통해 제작 개봉한 수상한 그녀의 인도네시아판 ‘스위트20’은 104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인도네시아 제작사 라피 필름과 공동 제작해 개봉한 ‘사탄 슬레이브’는 420만 관객을 넘어서며 2017년 개봉한 인도네시아 영화 중 흥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에는 ‘드레드 아웃’, ‘여고괴담’을 리메이크 한 ‘수니’ ‘써니’를 리메이크 한 ‘베바스’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

CJ CGV는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사업자이자 국내 상영관 업계 최초로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해외에서 극장 운영을 시작한 기업이다.

2006년 10월 중국 상하이에 첫 발을 디딘 이후 미국(2010년), 베트남(2011년), 인도네시아(2013년), 미얀마(2014년), 터키(2016년), 러시아(2019년)에 차례로 진출했다. 1월 22일 현재 CGV는 국내 168개 극장, 1222개 스크린을 포함해 세계 8개국에 580개 극장, 4173개 스크린을 보유한 글로벌 TOP 5 극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첫 진출 이후 2015년 글로벌 100호점을 열기까지 9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이후 3년만인 2018년에 500호점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600호점을 돌파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쌓아온 선진화된 극장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 진출 국가별 차별화 전략은 CGV 글로벌 확산에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복합문화공간 ‘컬처플렉스(Cultureplex)’ 개념을 전파함으로써 현지 극장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베트남은 만 22세 이하 고객을 겨냥한 ‘U22’ 멤버십 서비스 론칭과 차별화된 온라인 마케팅 및 컨세션 상품 기획으로 영화시장을 견인했다. 터키는 특별관 확산과 멤버십 구축을 통해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농구·풋살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홀’, 캐주얼 다이닝 ‘CGV키친’, 단편 영화와 밴드 음악 공연이 어우러진 ‘씨네 뮤직’ 등 다양한 시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에 극장 수를 늘리면서 CJ CGV는 한국콘텐츠의 글로벌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CJ CGV가 진출한 국가에서는 어김없이 한국영화의 상영 편수를 늘리고, 다양한 한국영화 기획전 및 영화제 등을 개최함으로써 한국영화를 알릴 장을 마련하고 있다.

CJ CGV는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현지 다양성 영화 활성화와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2015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17년 터키에도 독립예술전용관 아트하우스를 개관하며 영화시장의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CJ CGV의 대표 사회 공헌 활동인 ‘토토의 작업실’을 통해 중국, 미얀마 등 현지 청소년들의 영화 교육을 지원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CJ CGV 최병환 대표는 “해외 CGV 극장 수 증가는 단순히 양적 성장을 넘어 한류 문화 확산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CGV를 통해 꾸준히 한국영화를 소개하고 국내 영화 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함으로써 K-무비의 확산에 더욱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2020 CES'에서 호평 받은 극장의 미래

지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영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CJ CGV 자회사 CJ 4DPLEX가 국내외 관람객들의 호평 속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CJ 4DPLEX는 이번 행사에서 ‘미래 영화관(Future Cinema)’을 주제로 혁신적인 상영 시스템을 탑재한 통합관 ‘4DX Screen’과 최첨단 컴퓨터 비전 기술을 탑재한 ‘인도어(Indoor) AR 플랫폼’을 모바일 RPG(Role-Playing Game)로 선보였다. 4일 동안 CJ 4DPLEX 부스에 방문한 관람객은 5200명 이상에 달했다.

특히 CJ 4DPLEX의 상영 기술들이 총망라된 통합관 4DX Screen은 행사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일 평균 1300명 정도의 관객들이 4DX Screen을 체험하고자 CJ 4DPLEX 부스에 몰리며 30분 이상 대기하고 줄이 40m 이상 이어지는 등 진풍경이 연출됐다. 4면 스크린X과 5각 사다리꼴 스크린, 그리고 모션 범위가 최대 10배 정도 확대된 4DX 신규 좌석을 직접 체험한 고객들은 한국 토종 기술로 선보인 미래 영화관에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CJ 4DPLEX는 CES 기간 동안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글로벌 IT 사업자들과 상영 기술과 접목한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 논의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또, CJ 4DPLEX가 개발한 인도어 AR 플랫폼은 당장에라도 도입해 보고 싶다는 사업자들의 문의가 있어 별도의 상담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CJ 4DPLEX의 성과에 세계 주요 언론과 인플루언서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즈, FOX, CBS를 비롯해 일본 아사히 방송, 독일 CT 매거진 등 다수의 매체가 CJ 4DPLEX부스에 직접 방문해 4DX Screen을 체험한 후 상영 기술에 대해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CJ 4DPLEX가 선보인 특별관들의 가치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는데 있다며, 작품 별 예시를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세심한 배려와 기술을 설명했다. 또 4면 스크린X에 대해 미국 IT 매거진인 레드샤크 뉴스(RedShark News)는 CES 2020에서 주목할 최고의 기술 톱 6로 선정했고, AP뉴스는 극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영화관이 나타났다고 호평했다.

미국 IT 전문지인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과 인더스트리 글로벌 뉴스24(Industry global news 24)는 CJ 4DPLEX가 선보인 인도어 AR 플랫폼에 주목, 차별화된 RPG를 통해 실감나는 재미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100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유명 테크 유튜브 채널 ‘라이너스 테크 팁’(Linus Tech Tips)의 인기 유튜버 제임스 스트립(James Strieb)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기술이라고 극찬하며 4DX Screen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 미국 라스베가스의 TV리포터이자 인플루언서인 질리안 로페즈(Jillian Lopez)는 거실 소파에서 당장 일어나 극장으로 오게 할 영화관이라 언급했다.

CJ 4DPLEX 김종열 대표는 “글로벌 대표 무대에서 거대 기업들과 맞설 CJ 4DPLEX만의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K-스크린의 수출은 관련 기술은 물론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K-콘텐츠와 그 속에 녹아든 라이프 스타일까지 전세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CJ 4DPLEX의기술 특별관들이 전세계 영화 관람문화를 선도하는 'K 스크린'으로 제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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