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창간6주년
2020.09.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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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곤 前 국민일보 주필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세 의원은 자칭 ‘더불어민주당 영남 삼각편대’다. 4월 총선에서 영남의 선거전을 지휘하는 지역 사령관들이라고 하겠다. 이들이 12일 연명으로 ‘범정부적 민생 대책 수립’과 이를 뒷받침할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세 사람은 이날 오전 공동 명의로 배포한 성명서에서 민생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며 절박한 인식을 피력했다.

여당이 이제야 그걸 깨달았나

지역에서 느낀 경제의 심각성은 중앙정부와 관료 사회가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르더란다. 명함을 주면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는데’ 선거가 다 무슨 소용이냐는 차가운 답이 돌아오더라고 했다. 정부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대처는 잘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서민 청년 노인들의 생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도 적었다.

이제야 그걸 알았다는 건거? 그간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했다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 진작 알았다면 더 기가 찰 노릇이다. 알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낙관론’을 거스르지 못해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뜻이 되지 않는가.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야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정부의 무책임을 공격할 때 이들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다는 것일까?

그나마 늦게라도 상황의 심각성을 실토하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일단 바람직하다. 물론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두려워 작심했을 터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참패를 못 면한다. 잘못은 정부가 했는데 책임은 우리에게 전가될 수 있다. 먼저 치고 나가는 게 최선의 대비책이다.” 이런 계산이었을 것 같다고 추측되긴 하지만 어쨌든 정권의 다른 사람들보다는 양심적이라고 하겠다. “민생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에서 얄팍한 잔꾀가 읽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양이 목에 방울 비슷한 것이라도 달려고 나서는 안간힘은 가상하다.

세금으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황당한 공상을 정부 정책이랍시고 밀어붙일 때 이미 경제난은 시작됐다. 그 부작용과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는 정권의 유력자들도 다 예견했을 법하다. 다만 문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정권의 실세들 기세에 눌려 말을 못했을 것이다.

국민은 낚시질 대상이 아니다

정권측은 경제문제는 예산 퍼주기로 대충 덮어두고 정권기반을 강화시키기 위한 음모적 계획들을 만들어 이를 밀어붙이기에 골몰했다. 밖으로는 김정은과 시진핑에 대한 무한 저자세 외교, 미국과 일본에 대한 ‘신 독립운동’ 외교를 지속해 왔다. 안으로는 정권 실세들의 안전 확보, 자유우파의 재기 봉쇄를 위한 책략을 법제화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러다가 지금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덥혀지는 솥단지 속에는 한국 경제만이 아니라 정권의 실세 자신들도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세 김씨들의 신음소리로 드러났다. 스스로 뜨겁다고 소리를 지르니까 말인데 민심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것을 정부‧여당도 깨달아야 할 때가 됐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교언영색‧미사여구 따위에 넘어가서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리라 생각하면 이보다 더한 오산도 없다.

영남지역의 판세만 어려운 게 아니다. 정권이 전국적으로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뚜렷해 보인다. 유력 여론조사회사들의 그 마술 같은 조사결과를 감안함이 없이 사회적 기류로 감지하라. 민심이반의 정도가 예사롭지 않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선에서 말 그대로 ‘폭망’하지 않으려면 세 김씨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할 텐데 아마도 그 기대가 채워지긴 어려울 듯하다. 정권의 오만이 과속을 거듭해 온 탓에 긴급 제동이 쉽지 않다. 더욱이 집단적인 교만‧독선 증후군이다. 제동 시간과 거리가 길 수밖에 없다.

급한 대로 당의정처방, 그러니까 예산을 풀어 단기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중소상공인의 생계 및 생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겠지만 그 효과도 별로 기대할 바 못된다. 국민은 언제까지나 낚시질에 넘어가는 존재가 아니다. 미끼만 따먹고 바늘은 뱉어버릴 정도의 요령은 이미 터득하고 있다. 이 점을 정부 여당은 잊지 않는 게 좋다.

정치학 박사 / 前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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