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0.08.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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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정년을 늘리는 ‘고용연장’문제가 총선을 앞두고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용연장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 발언은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선거를 두 달 남겨둔 시점에서 대통령이 고용연장 카드를 꺼내든 것은 ‘총선용 매표행위’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재계도 고령자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기업의 비용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튀져나온 문 대통령의 고용연장 발언은 야당과 재계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 야당의 비판에 대해 청와대는 “총선 전 결론이 날 사안도 아니다”라며 “고용 연장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만큼 단시일 내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응방안으로 고용연장제를 들고 나왔기에 정치적 발언으로 보기도 어렵다. 고용노동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사실 우리나라는 베이비붐세대의 고용시장 퇴장 인구가 급증하는 반면 저출산이 확산된 탓에 생산가능인구는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급격한 감소, 연장 불가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 인구는 2019년부터 10년간 연평균 32만5000명씩 감소하고 2030년대가 되면 감소 폭은 연평균 50만 명대로 늘어나, 2017년 3757만 명에서 2047년 2562만 명으로 31.8%나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65세 노인 인구는 2020부터 10년간 연평균 48만 명씩 늘어나고 2025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20.3%에 달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 갈등이 우려되지만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3~4년만 지나면 오히려 인력난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생산과 소비, 투자가 위축돼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보다 먼저 생산가능인구 절벽을 경험한 일본은 부족한 고용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10년 넘게 65세까지 고용유지를 의무화했다. 일본 기업들은 60세 퇴직을 앞둔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 △정년 철폐 △ 60세때 해고 후 계약직으로 재고용 등 3가지 중 한가지 방식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우리 정부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임금수준도 일본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일본 민간기업의 경우 기업의 사정에 따라 60세 이전 임금의 40-80%(평균 60%)정도를 지급했고 공무원과 공공기관근로자는 70%수준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 65세를 도입했을때에도 공무원과 공기업들은 민간기업들이 도입한뒤 1-2년 늦게 시행했다.

하지만 친노동, 반시장정책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생산활동과 경쟁력이 약화돼 존폐의 기로에 서는 기업들도 급증할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고령자 고용 유지 여력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고용연장을 시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친기업,친시장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친노동정책 벗어나 시장경제로 선회해야

예컨대 적정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보완,노동시장 유연화, 임금체계개편, 각종 규제철폐 등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이 경영 환경에 맞춰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고 고용유지 연령만 늘린다면 기업의 인건비부담은 크게 늘어나고 노동생산성과 성장동력은 약화된다.

경제정책의 과감한 변화로 경제가 살아날 경우 노동시장은 인력부족현상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고용연장은 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전문성까지 갖춘 숙련노동자들을 현장에서 값싸게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수급연령을 단계적으로 늦출수 있어 사회적 비용도 줄일수 있다.

그러나 정년 60세를 도입한 사업장이 20%정도에 불과한 상황에서 고용을 65세까지 늘리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선진국들은 정년 연장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본은 2013년 정년을 65세로 늘렸고 다시 70세로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독일도 현재 65세인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은 법적 의무 정년제도가 아예 없다. 우리나라가 경제여건이 어렵다고 남의 일 보듯 하기도 힘들다.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건강한 사회를 가꾸기 위해 고용 연장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친노동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 친시장경제정책을 펼친다면 일자리증가로 인력부족현상이 생길수 있고 고용연장 환경도 자연스럽게 마련될수 있다. 고용연장을 위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경제학 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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