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창간6주년
2020.09.2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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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식 전(前)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경제적, 심리적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더라도 은퇴 후 비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장애물을 더 극복해야 한다. 그것은 급격한 세상의 변화이다. 이 시대에 살면서 동시대의 모든 것을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세상의 변화를 읽고 그 변화에 적응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적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즘 세상의 변화는 메가트렌드, 즉 거대한 시대적 조류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몰락, 계속되는 산업 재편, 새로운 기술로 인한 파괴적 혁신의 일상화 등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한번 실패하면 다시 재기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버릴 수도 있다.

날로 팽창하는 지식을 시시각각으로 습득하고 새롭게 출현하는 사회가치를 창조적으로 수용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읽고 어떻게든 적응해나갈 수밖에 없다. 변화에 대한 적응은 기본이고 변화를 통한 성장과 차별화된 경쟁가치를 마련해야 한다.

나태한 합의에서 비롯된 관성은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게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나무' 중 '달착지근한 전체주의'라는 단편에서 “오늘날은 옛날에 조지 오웰이 예측했던 전체주의사회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다음 세대가 그 잘못을 또 증명한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를 읽고 대처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엄청난 변화의 진폭과 속도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한복판에서 내일은 어제와 같을 것이라거나 단지 조금 더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허황된 예측이다. 변화의 속도 역시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어느 북극 탐험가가 북극점이 7킬로미터 남은 지점에서 출발해 8시간을 걸었지만 여전히 7킬로미터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걷는 속도만큼이나 유빙이 반대로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탐험가가 목적지인 북극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유빙의 속도보다 더 빨리 걸어야 했다. 마찬가지로 변화에 적응하려면 최소한 세상의 변화에 속도를 맞추거나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의도대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야

‘황당한 치타’ 이야기는 현대사회가 갈수록 경쟁사회로 바뀐다는 것을 말해준다. 치타가 나무 옆에서 입맛만 다시고 있어도 사슴이 제 발로 달려와 나무에 부딪혀 죽는 시절이 있었다. 굳이 머리를 써가면서 사냥하지 않아도 먹을 것이 생겼던 치타의 호시절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인간이라는 경쟁 상대가 나타나 치타의 먹이를 낚아채간다. 치열한 무한 경쟁이 펼쳐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치타를 잡아먹으려는 엽기적인 하마가 등장한다. 치타는 이 모든 변화를 거부하는 행동을 취해보지만 이미 엄연한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계속해서 과거의 성공이나 관행적 사고에 머무르며 하마의 먹이로 전락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 그리고 앞으로 닥칠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고방식으로 생존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미래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훨씬 덜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상의 변화를 알아채고 변화에 적응하면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우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를 알아채기 쉽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의 의도대로 본다.”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다. 나이 들수록 사람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보려 한다. 모든 것에 확신에 차 있어 그런가. 원하는 세상만 바라보고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없다. 고집불통은 노년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안 된다.

그리고 ‘귀차니즘’에서 벗어나야 변화에 적응하면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에 힘든 세상 살면서 탈진한다. 그래서 인생 후반에는 더 이상 이것저것 살피면서 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다시 힘을 내야 한다. 어영부영 보낸 노년은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할 따름이다. 어찌 헛되이 노년을 보내려 하는가.

행정학 박사/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한 길라잡이 '제3기 인생혁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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