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0.07.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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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반포3주구에 포스코건설 후분양 제안 보다 한발 더 나아간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시했다. 사진은 반포3주구 투시도. (삼성물산 제공)
[글로벌경제 최형호 기자]
서울 강남 반포 일대 재건축 시장에 '후분양' 바람이 거세다. 덩치 큰 재건축 사업장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선분양에 따른 비용 절감을 포기하면서까지 후분양을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조합원 입장에서도 공사비용 절감, 집값 상승에 따르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후분양을 제시한 건설사들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이미 건설업계에선 '강남재건축 수주=후분양' 공식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실제 후분양을 제시해 시공권을 따낸 사례는 28일 신반포21차에서 나왔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8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GS건설을 따돌렸다. 포스코건설 입장에서도 반포 첫 더샾 브랜드 입성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주전의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지하 4층~지상 20층 2개동 총 275가구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는 공사비 1020억원 규모다. 비록 규모가 크진 않지만 '반포에 짓는 아파트'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 무게는 공사비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포스코건설이 신반포21차를 선점해 강남권 전체 재건축 시장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특히 반포 터줏재감인 GS건설을 누르고 반포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향후 강남권 내 더샾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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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이 신반포21차의 시공권를 따낼 수 있었던 결정타는 '후분양' 제안이었다. 사진은 신반포21차 재건축 조감도.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신반포21차의 시공권를 따낼 수 있었던 결정타는 '후분양' 제안이었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후분양은 자체 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 완료 때까지 공사를 수행한 뒤 일반분양에 나서 공사비를 지급받는 형식이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 입장에선 입주 때까지 중도금이나 공사비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분양이후 입주시기도 선분양보다 빠르며, 60~8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이후 분양에 나서기 때문에 부실공사가 하자발생의 리스크도 적다. 여기에 분양 후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톡톡히 볼 수 있다.

업계에선 건설사가 후분양을 제안하기 위해선 시공권을 반드시 따내야겠다는 의지뿐만 아니라 탄탄한 자금력도 뒷받침 돼야한다고 말한다. 일반분양 대금을 받아 조달할 수 있는 사업비를 자체 충당해야 하기에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건설비가 투입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에서는 제아무리 잘 나가는 브랜드 건설사라도 후분양제를 선뜻 제안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대신 후분양을 제안한 건설사는 최소한 조합원과 재무적인 면에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 신뢰가 커지면 수주로 이어지는 발판 또한 마련된다.

포스코건설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공사비 마진도 중요하지만 강남 입성 교두보 마련 측면에서 신반포21차 수주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력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금융부담이 발생되지 않는 순수 후분양 방식을 회사 최초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후분양 제안이 강남 재건축 시장 수주의 우선순위라는 것이 반포21차를 통해 증명된 만큼 업계는 올해 강남 재건축 시장 최대어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총 공사비 8000억원인 이 재건축 사업은 현재 반포3주구에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 동, 2091가구로 탈바꿈한다. 30일 조합원 총회를 거쳐 두 건설사의 명암이 갈린다.

특히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에 포스코건설 후분양 제안 보다 한발 더 나아간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100% 준공 후에 일반분양을 통해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통상적으로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낮으면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필수적이고, 보증 한도도 낮아 추가 금융 조달이 필요하다.

삼성물산은 이자를 일반 금융권 조달금리(4% 정도)보다 낮은 회사채 기준금리에 0.25% 더한 1.77%(5월 27일 기준)만 받겠다고 했다.

AA+라는 최고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사업비를 저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공사 선정 이후 물가 상승 등 각종 요인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후분양을 선택하더라도 조합원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고, 조합원 부담금의 경우 입주할 때 납부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런 파격 제안에 업계는 5년 만에 주택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이 지난 23일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에 성공한 기세를 이어갔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1위의 역량과 래미안 20년 노하우를 담아 최상의 사업조건을 제안했다"며 "반포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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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트릴리언트 반포'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도 반포 3주구 단지명을 '트릴리언트 반포'라 이름 짓고 선분양·후분양·리츠상장 등 3개 옵션을 제안했다. 여기에 옵션에 VVIP호텔급 컨시어지서비스와 재난대비특화시스템, 공용부 특화설계 등 다양한 특화설계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남 더힐을 뛰어넘는 하이엔드 아파트로 거듭나기 위해 단지 외관부터 커뮤니티, 주차장, 로비 등에 이르기 까지 최상급으로 짓겠다고 약속했다.

정비업계에선 재건축 시장에 부는 후분양 바람에 대해 건설사와 조합원 모두 손해 볼 게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건설사와 조합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만큼 후분양을 통한 재건축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요즘 재건축 시장은 화려함보단 후분양 제안 등 조합원의 이익과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안이 최우선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분양에 대한 여러 옵션을 제시하는 것보단 후분양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제안을 통해 조합 측에 어떤 이익을 어떻게 가져다 줄 것인지 등의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사업을 따내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호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rhyma@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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