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0.07.10(금)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도입 후 절차 진행중에 첫 구속영장 청구
-이 부회장, 지난 2018년 집행유예 석방 이후 또다시 구속 위기
-재계 "권한 남용·인권보호 역행"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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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 기자]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또 다시 총수 부재 상황을 맞게 될 위기에 빠졌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다만 재계 안팎에선 검찰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보복적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 부회장이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한지 이틀만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권한 남용', 인권보호 역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 등에게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위증 혐의가 추가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 측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수사심의위 관련 절차 진행 중 수사팀이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 일정을 강행한 것은 2018년 검찰이 심의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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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윤모 기자


◆ 재계 "권한 남용·인권보호 역행" 지적도

이에 대해 재계에선 검찰이 개혁 취지와 인권보호까지 스스로 걷어 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무리한 수사에 무리한 영장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면서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오기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자마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식이라면 이런 제도는 도대체 왜 있는 것이냐"면서 "피의자는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도입 취지가 '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 제고'인데 이를 신청했음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이 국민신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된 공식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또 한 차례의 리더십 마비는 창사 이래 최대의 격랑에 빠트릴 것이란 우려가 가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도주의 우려도 전혀 없는 이 부회장에 대해 굳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리 경제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코로나19 사태 중에 삼성이 보인 역할과 기여를 감안하면 이는 국민 여론에도 어긋나는 결정"이라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 잘못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새로운 삼성의 시작을 선언한 이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중이었다.

지난달 중순엔 코로나19를 뚫고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고, 평택에 약 18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안종열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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