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0.08.05(수)

한동훈 "비밀번호 푸는데 갑자기 올라타…독직폭행"... 정진웅 "증거물 삭제 시도 정황…압수 거부 행위 제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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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중인 정진웅 부장 검사.
[글로벌경제 이승원 기자]
휴대폰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와 정진웅 수사팀장 간 몸싸움이 결국 법적다툼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29일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수사팀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동훈 검사장은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폭행"이라며 수사팀장인 정진웅(52·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고검은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반면 정진웅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이 압수수색을 물리적으로 방해했다며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갑자기 몸 날리며 넘어뜨려" vs 정진웅 "압수 거부 행위 제지한 것"

수사팀과 한동훈 검사장 측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 압수를 시도했다.

한동훈 검사장이 현장을 지휘하던 정진웅 부장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변호인을 부르기 위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동훈 검사장 측은 입장문에서 "갑자기 소파 건너편에 있던 정진웅 부장이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면서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한 검사장 몸 위로 올라타 한 검사장을 밀어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했다"고 했다. 이어 한동훈 검사장 측은 "그 과정에서 정 부장은 한 검사장 위에 올라타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얼굴을 눌렀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장이 현장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반박했다. 정진웅 부장은 입장문에서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로) 무언가를 입력해 확인하려고 탁자를 돌아 오른편에 서서 보니, 비밀번호 입력 마지막 한자리를 남겨두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정진웅 부장은 "마지막 자리를 입력하려면 압수물 삭제 등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 직접 휴대전화를 압수하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웅 부장은 이어 "한동훈 검사장 쪽으로 팔을 뻗는 과정에서 함께 바닥으로 넘어졌고, 그 상태에서도 한동훈 검사장은 휴대전화 제출을 완강히 거부했다"고 했다. 또 정진웅 부장은 "압수 거부 행위를 제지하면서 압수물을 실효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이었을 뿐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거나 밀어 넘어뜨린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은 압수수색을 지원한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와 수사팀원, 법무연수원 직원 등이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몸싸움 이후 실랑이 계속…정진웅 부장 "혈압 급상승…응급실 치료 중"

한동훈 검사장은 정진웅 부장에게 압수수색과 향후 수사 절차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 양측은 몸싸움 이후에도 압수수색의 적법성 등을 두고 계속 실랑이를 벌였다. 양측 충돌은 오후 1시30분께 변호인이 도착하고 정 부장이 현장에서 철수하면서 세 시간 만에 일단 마무리됐다.

한동훈 검사장 측은 "폭행한 사람을 수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요구임에도 정진웅 부장은 이를 그대로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수사팀은 정당한 압수수색 집행이었으므로 정진웅 부장을 제외하라는 한동훈 검사장 측 요구를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진웅 부장은 "수사책임자로서 이전에 발부받았던 압수영장 집행을 마치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하며 물리적으로 영장 집행을 방해한 만큼 공무집행방해 등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진웅 부장은 몸싸움 이후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 진료를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웅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의 변호인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긴장이 풀리면서 팔과 다리의 통증 및 전신 근육통 증상을 느껴 인근 정형외과를 찾았다"며 "혈압이 급상승해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조치를 받았고, 현재는 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동훈 검사장 측은 "수사팀의 입장은 거짓 주장이다. 한동훈 검사장이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것"이라며 "뻔한 내용에 대해 거짓 주장을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한동훈 검사장을 소환 조사하고 유심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한동훈 검사장이 출석 요구에 불응해 현장에서 집행을 시도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나 이 휴대전화 분석을 위해 유심에 대해 추가 압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원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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