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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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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최형호 기자]
임차인의 전월세 거주를 4년간 보장하고 전월세 인상률을 2년간 최대 5%로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1일부터 전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전월세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세입자로서는 최소한 2년마다 임대료를 크게 올려주거나 원치 않는 이사를 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2년 계약기간이 사실상 4년으로 바뀐 이번 제도 변화가 전월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가 월세나 반전세로 급속히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초저금리 시대가 됐고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집을 지렛대 삼아 다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져 굳이 전세를 유지해야 할 명분이 없어진 탓이 가장 크다.

여기에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0%대로 진입한 가운데 재산세와 취득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이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주택 투자도 어려워지면서 집주인이 전세를 반전세 등으로 바꾸게 하는 동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3일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6304건으로, 서울시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6000건대로 떨어졌다.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를 유지하느니 약간의 보증금을 받고 반전세로 돌리거나, 월세를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실제 5억원 전세를 보증금 2억원 반전세로 바꾼다고 하면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했을 때 월세를 100만원 받을 수 있다. 3억원을 은행에 넣었을 때 월 이자는 20여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향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경향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전세 물량 공급은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감면을 위해 전세를 빼고 직접 살겠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면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절한 비율을 정부가 정한 것으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기준금리+3.5%'로 돼 있다. 현 기준금리가 0.5%이니 전월세전환율은 4.0%다.

정부는 현재로선 전월세전환율 제도 개선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세의 월세 전환 문제가 대두한 만큼 개선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전세 보증금 위주로 돼 있는 주택도시기금 대출 등 공적 대출을 개편해 월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대표적인 대출 상품인 버팀목 대출은 전세 보증금에 대한 대출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도 보증부 월세에 대한 대출 상품이 운용되고 있고 최저 금리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앞으로 월세나 반전세 세입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높아진다면 지원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호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rhyma@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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