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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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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최형호 기자]
삼성증권에 이어 한화투자증권도 호주 아다니 석탄사업 투자 철회를 선언했다. 현지 반발이 심하고 브랜드 가치 하락에 제품 불매 운동까지 일어나자 부담을 느낀 국내 투자사들이 손을 뗐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지난 2년간 호주 애봇포인트 석탄 터미널(AAPT)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사들이 투자를 중단한다.

한화투자증권의 금융제공이 이뤄진 AAPT는 세계 최대 규모로 개발되고 있는 카마이클 석탄 광산에서 채굴될 석탄이 수출될 항만시설로, 광산을 개발 중인 인도의 아다니 그룹이 지난 2011년 호주 퀸즈랜드 주정부로부터 구입했다.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은 지난 2년간 AAPT를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IBK 기업은행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AAPT로부터 약 2500억원 규모(2억800만 USD)의 대출채권을 인수했고,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약 2700억원 규모(3억3000만 AUD)의 대출채권을 매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지 환경단체들은 카마이클 광산에서 채굴되는 발전용 석탄 전량이 AAPT를 통해 수출되기 때문에 AAPT운영은 카마이클 광산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AAPT에 대한 금융제공을 반대해 왔다.

지난 6월 AAPT가 2100억원(2억5000만 AUD)규모 대출채권의 리파이낸싱(대출상환을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시도하자 마켓포시즈 등 현지 단체는 국내 금융사에 서한을 보내 “카마이클 석탄광산 개발사업과 AAPT와 관련된 어떠한 금융거래도 하지 말 것을”을 요구했다.

지난 달 15일엔 호주 현지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의 청소년들이 호주 시드니 삼성전자 매장 앞에서 “삼성그룹의 아다니 카마이클 석탄사업 투자자 브랜드 평판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삼성 계열사들이 아다니 사업에 투자하는 한 스마트폰과 TV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현지 반발이 확산되자 17일 삼성증권은 “AAPT의 투자 승인 과정에서 카마이클 광산을 둘러싼 환경문제들을 알지 못했다”며 “아다니 석탄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한화투자증권도 현지에서의 브랜드 평판 우려로 인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지의 금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현지 환경단체인 갈릴리 블록케이드가 호주, 미국, 영국 등의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화큐셀 시드니 사무소에 항의 방문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이사는 현지 환경단체에 보낸 서한을 통해

“AAPT 대출채권의 매입과정에서 카마이클 광산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한화투자증권은 앞으로 아다니의 석탄 프로젝트와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금융제공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투자중단 선언을 밝힘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IBK 기업은행도 대열에 합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블로 브레이트 마켓포시즈 활동가는 “한화투자증권이 삼성증권의 투자중단선언 이후 보름만에 동일한 선언을 했다는 것은 아다니사 석탄개발사업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평판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른 채권자들과 중개업자는 시위대가 회사의 로비 앞에 도착하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아다니사의 석탄 프로젝트와 결별하겠다는 선언을 얼른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카마이클 광산 개발 프로젝트 사업은 투자자들의 철회 움직임에 따라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현재까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바클레이즈 등 38개 금융기관이 아다니 그룹의 석탄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으며, 그 중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KDB한국인프라자산운용 등 한국의 공적금융기관도 포함돼 있다.

이 뿐만 아니라 AAPT의 채무만기가 도래하면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월 31일, AAPT의 등급을 BBB-에서 투자적격 아래 등급인 BB+로 하향시켰으며, 무디스 역시 지난 5월 25일 AAPT의 등급전망을 하향조정 했다.

최형호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rhyma@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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