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창간6주년
2020.10.23(금)
center
바이든 측이 트럼프의 '쥐꼬리' 납세 '를 조롱하는 스티커'를 판매하고 있다. 자료제공=연합뉴스
[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미국 역사상 가장 부자 대통령인 트럼프는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안낸 해가 무려 11년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18년치 납세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0∼2017년 18년간 연방소득세를 총 9500만달러(약 1111억원) 납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이자까지 합쳐서 환급받은 금액은 7290만달러(약 853억원)로 낸 세금의 4분의 3을 훌쩍 넘는다.

환급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낸 연방소득세는 연평균 140만달러(약 16억원)로 크게 줄어든다.

이는 미국 최상위 0.001% 부자들의 연평균 연방소득세 납부액인 2500만달러의 5.6%에 불과하다.

전체 조사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최상위 0.001% 부자들의 평균치보다 총 4억달러의 세금을 적게 냈다고 신문은 추산했다.

NYT는 예상과 달리 그의 기업들이 적자투성이라는 사실과 대통령직에 오른 덕분에 어떤 이득을 얻었는지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신이 진행하던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초기 대성공으로 막대한 세금을 내야 했으나 나중에 대부분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대통령들과도 비교된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매년 10만달러 이상의 세금을 정기적으로 냈다며, 미 역사상 가장 부자 대통령인 트럼프는 다년간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려받은 세금 환급금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는 환급 신청 사유로 애틀랜틱시티 카지노들의 엄청난 적자를 들면서 해당 카지노들의 지분을 포기한다고 밝혔는데, 지분 포기 시점에 새로 세운 카지노회사의 지분 5%를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가 보도했다.

국세청(IRS)은 지난 2011년 세금 환급이 적절한지를 살펴보는 감사에 착수했으나 10년이 다 돼가도록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소유 기업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고 신고한 '덕분'이다.

그런데 그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호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개인과 가족의 지출을 상당 부분 회사 사업비용으로 처리한 덕분이다.

부동산업을 가업으로 하는 만큼 거주지와 골프를 회사 비용으로 해결한 것은 물론 개인 전용기와 이발 등 미용비까지 사업비용으로 분류한 것이다.

'어프렌티스' 출연 기간 자신의 헤어스타일 비용 7만달러에 딸 이방카의 헤어·메이크업 비용 10만달러까지 여기에 포함됐다.

1996년 매입한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의 대저택 '세븐 스프링스'는 개인 자산을 기업용으로 둔갑해 세금을 줄인 사례로 꼽힌다.

세븐 스프링스는 회사 홈페이지 등에 트럼프 가족 저택으로 소개됐으나, 트럼프 일가는 이 저택을 '투자용 부동산'으로 분류해 2014년 이후 220만달러의 재산세를 감면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절세의 이면에는 본업인 부동산 사업 등에선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도 정작 자신은 '성공한 사업가'의 이미지와 브랜드로 커다란 수익을 거뒀다는 사실이 교차한다.

브랜드 이미지로 거둔 이익 때문에 거액의 세금이 발생하면, 사업 손실을 이유로 세금의 상당 부분을 줄여왔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이후 핵심 사업인 골프장 영업에서 3억15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다. 2016년 문을 연 워싱턴DC 호텔도 짧은 기간에 5500만달러 이상 적자를 봤다.

매년 2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안겨준 뉴욕 트럼프타워가 유일한 예외였다.

반면 2004∼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지를 활용해 번 돈은 총 4억2740만달러로 집계됐다.

'어프렌티스' 등으로 구축한 이미지가 브랜드 사업으로 연결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트럼프라는 이름을 쓰는 호텔이 대표적인 사례다.

500개 이상 회사로 구성된 트럼프그룹의 영업손실이 트럼프 브랜드를 통한 라이선스 수익 등을 초과했기 때문에 '세금을 낼 수 없다'고 신고하는 것이 절세의 패턴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04년 막을 올린 '어프렌티스'의 수익금 절반을 받아 이 돈으로 10개 이상 골프장 등 다수의 부동산을 사들인 뒤 해당 자산의 손실을 통해 세금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어프렌티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면서 이런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고, 재무사정이 더 악화했다고 NYT는 전했다.

경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트럼프의 투자용 부동산들에 로비스트, 정치인, 해외 관료들로부터 큰돈을 끌어다 주는 원동력이 됐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는 2015년 이후 연 50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가져다줬고, 한 종교 단체는 2017년 워싱턴 트럼프호텔에서 최소 39만7602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 입성 후 해외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도 순항했다. 임기 1∼2년차에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 사업에서 300만달러, 인도 사업에서 230만달러, 터키 사업에서 100만달러를 각각 번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어프렌티스'로 쌓은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지던 2012년 트럼프타워를 담보로 빌린 1억달러의 대출 상환 시한이 다가오는 등 향후 재무적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만기가 되는 이 대출의 원금을 아직 한 푼도 갚지 않은 상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 보증을 서준 대출 총액이 4억2100만달러에 달하고, 그 대부분은 4년 내로 만기가 된다고 신문은 전해다.

따라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부업자들이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담보권을 행사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
<저작권자 © 글로벌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드코로나시대 생존전략을 듣는다
창간 6주년 기획특집
'안녕'한 사회, 자원봉사가 만든다
이진곤의 '그게 말이지요'
최재식의 '놀고 쉬고 일하고'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윤기설 칼럼
안태환의 '의료 인문학'
장재현의 부동산 톡!톡!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총수 열전
2020 국민의 선택 4.15총선
21대 총선 후보자 릴레이 인터뷰
시니어 신춘문예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