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재용, 항소심서 '안종석 수첩' 증거능력 또 공방

2017-10-12 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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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합병 찬성 지시' 항소심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뉴시스 제공
[글로벌경제신문 조승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항소심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은 증거능력이 없다며 이를 바탕으로 유죄를 인정한 1심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특검은 안 전 수석이 수첩 작성을 인정한 만큼 증가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12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안종범 수첩'을 핵심 증거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혐의 관련) 대화를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종범 수첩'은 안 전 수석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내용이기에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면담을 경험하지 않은 안 전 수석이 사후에 대통령으로부터 전해들은 말에 의존해 작성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발언을) 확인한 바 없고 그 면담 내용을 정확히 전달했는지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수첩 내용 자체가 단어를 나열한 수준이며 안 전 수석도 증인 신문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발언을 누가 했는지 특정하지 못했다"면서 "혹자는 '안종범 수첩'을 실록이나 사초에 비유하지만 이는 사관이 직접 목도한 것을 기록한 것으로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첩 내용을 근거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등 뇌물공여를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영재센터 지원 관련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을 언급했는지, 후원을 요구했는지 여부가 쟁점인데 수첩에는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수첩이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면 후원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인정되지 않고 유죄도 인정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측은 원진술자인 박 전 대통령의 증언이 없는 한 '안종범 수첩'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진실성 문제가 중요한데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 원진술자의 서명이나 증언 등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진실성 관련 사실을 증명할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 부회장 측은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 전 수석의 생각을 단순히 메모한 것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은 무리이고 '안종범 수첩'과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안 전 수석이 법정에 나와 수첩을 자필로 작성했다고 인정했고 증거로 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기재된 수첩은 간접사실을 증명할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원심에서 증거물인 서면으로 수첩의 존재 자체가 증거가 됐고 안 전 수석의 법정 증언과 다수의 객관적 증거가 결합해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됐다"며 "간접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되는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안종범 수첩에 적힌 내용이 존재하는 것 자체와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해 이를 바탕으로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며 뇌물공여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조승현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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