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업계 최강자인 쿠팡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명을 확정하고 미디어 시장 진출을 위한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자체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락인 효과(Lock-in)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쿠팡 또한 이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된다.

OTT 서비스 이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쿠팡의 다음 도전이 외부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풀필먼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 쿠팡은 자사 직매입 제품 외에 외부 업체들의 제품은 배송하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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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자사 OTT 서비스명을 '쿠팡 플레이'로 확정하고 이번주 중 시범 테스트를 시작한다. 정식 출시일은 알려진 바 없으나, 업계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로 예상한다.

쿠팡의 OTT 서비스 진출설은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서비스 업체인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인수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쿠팡은 OTT 시장 진출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3개월 뒤인 10월 '쿠팡 플레이', '쿠팡 오리지널' 등 OTT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자사 사업목적에 '기타 부가통신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OTT 서비스 진출을 착실하게 준비해 나갔다.

또 이 기간 쿠팡은 쿠팡 플레이에서 제공할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지상파 3사 및 계열사들과 콘텐츠 수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KT의 콘텐츠 유통 자회사인 KTH와의 계약을 통해 영화 콘텐츠를 마련했고,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를 위해 스포티비와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쿠팡이 OTT 서비스에 진출하는 이유는 이커머스와 OTT의 시너지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아마존의 경우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영화·음악 등 각종 OTT 콘텐츠와 이커머스 분야에서 익일배송을 별도 비용없이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락인 효과를 유발하려는 것이다.

아마존의 이같은 정책은 정확히 적중했는데, 현재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1억5000만명으로 이들은 온라인 쇼핑에 일반 회원 대비 2배 이상의 금액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이커머스 분야에서 아마존의 방식을 따라가고 있는 쿠팡은 OTT 분야에서도 아마존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된다.

OTT 서비스./사진=연합뉴스
OTT 서비스./사진=연합뉴스

한편, 업계는 쿠팡이 OTT 서비스를 본궤도에 올리고 난 후 외부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풀필먼트 서비스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풀필먼트는 물류 전문업체가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의미한다.

실제 쿠팡은 이전부터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7월에는 자사 입점 판매자에 대해 풀필먼트 서비스인 '로켓제휴'를 제공하겠다고 한 바 있고, 또 올해에만 5곳의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밝히며 물류 인프라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최근 국토교통부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의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 취득에 대한 쿠팡 현장실사와 조사, 사업계획서 검토를 마무리했다. 쿠팡은 국토부가 요구하는 택배 운송사업자 조건(영업소, 화물분류시설, 화물취급소, 전산망시설, 시설 장비 기준)을 모두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쿠팡이 직매입 제품 외에 외부 업체들의 제품도 배송하기 위해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 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쿠팡이 외부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자체 물류망이 없는 네이버쇼핑 등과 비교해 소비자 선호도(락인 효과)가 높아지게 된다. 

타 플랫폼에서도 구할 수 있는 제품이나, 쿠팡에서 직매입하지 않은 제품에 경우에도 로켓배송을 통해 빠르게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쿠팡의 물류 서비스를 높이 평가한 네이버쇼핑 등 경쟁사의 우수 판매자가 쿠팡에 입점해 이커머스 사업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 줄 여지도 있다.

쿠팡 물류센터./사진=쿠팡
쿠팡 물류센터./사진=쿠팡

업계는 이미 쿠팡의 물류 경쟁력을 택배 사업자 이상으로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그동안 물류 인프라를 꾸준히 늘려 왔고,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물류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경험을 겪은 만큼 택배 전문 업체와 서비스 등의 부분을 비교했을 때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올해 밝힌 물류 인프라 건립 계획은 로켓배송 등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아직까지 외부업체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 진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