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유통업계에서는 구독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구독경제란 매달, 매주 이용료를 내고 사용자가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공급자로부터 제공받는 것이다. 

타인과 거리를 두면서도 주기적으로 생필품부터 음·식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비롯해 전문 프랜차이즈 등이 진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업계는 지난해 1월 신세계백화점이 업쳬 최초로 베이커리 월 정액 모델을 선보이며 구독경제에 진출했다. 해당 서비스는 한달에 5만원을 내면 매일 빵을 하나씩 제공받는 서비스다. 이후 회사 측은 8월 구독 가능한 베이커리 브랜드와 서비스 점포를 확대했다. 

롯데는 자사 온라인 통합몰인 롯데온을 통해 빵 정기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식품전문관 반찬을 매주 집으로 가져다주는 구독경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도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뚜레쥬르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지난해 7월 ‘프리미엄 식빵 구독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뒤이어 10월 파리바게뜨가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샌드위치 구독서비스 운영 매장을 기존 직영점에서 가맹점으로 확대했다.

주류업계도 구독경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최근 온라인쇼핑몰 '홈술닷컴'을 론칭하며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배상면주가의 막걸리를 소비자가 정한 배송 주기에 맞춰 배송하는 서비스로 10%의 구매할인 혜택과 맛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제품을 교환해주는 품질보증 서비스가 제공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나 빙그레 등도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해 있다.

사진=롯데푸드
사진=롯데푸드

우선 롯데푸드는 이달부터 오는 3월까지 ‘이달엔 뭐먹지’ 2차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달엔 뭐먹지는 월 1만3300원을 내면 매달 3만원 상당의 다양한 롯데푸드 제품들을 받아 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정기 구독 서비스에 나섰다. 아이스크림 끌레도르를 가격대별로 3개월간 한 달에 한번, 매번 다른 테마로 다양하게 구성된 끌레도르 아이스크림 제품과 한정판 굿즈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론칭 한 달 만에 가입자수 500명을 넘어섰다.

제과업계도 구독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6월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선보인 바 있다. 월간 과자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매월 롯데제과가 임의로 선정한 과자를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다. ‘월간 과자’는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현재 3차까지 진행했다.

사진=롯데제과
사진=롯데제과

이들 업계가 구독경제의 주목하는 이유는 소비자는 편리하고 판매자도 안정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어 업계가 선호하는 사업모델"이라며 "특히 차별화가 쉽지 않고 삶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물' 같은 제품이 구독경제 서비스가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물류 인프라 발달도 구독경제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냉장, 냉동 물류 체계가 갖춰지고 디지털 고도화되며 원하는 날짜, 시간에 제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새벽배송 등 배송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구독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할인, 가심비, 전문적 큐레이팅 경험을 충족시킬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브랜드로 고객 이탈을 막는 락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구독경제의 시작은 디지털 콘텐츠에서 시작됐지만 앞으로는 전 산업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