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자 배달 음식 대표격인 치킨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모임·외식이 줄어들면서 주류업계는 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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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등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2조1620억원,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7%, 10.8% 감소했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해 매출이 1조3529억원, 영업이익 29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3%, 28.0% 줄었다.

유흥업소가 주요 판매처인 위스키 업체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1270억원의 매출과 2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4.8%, 5.2% 줄어든 수준이다.

디아지오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이 2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59.4% 급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조니워커를 보유하고 있다.

위스키 ‘임페리얼’,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을 보유한 페르노리카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7% 줄어든 91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류업계의 실적 감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식당, 주점의 영업시간이 오후 9~10시로 제한되고 유흥주점의 영업은 수시로 금지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연말 무렵부터 시작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회식 등이 사실상 없어지게 된 것 등이 주류업계 실적 감소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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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대표 배달 음식인 치킨은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실제 치킨업계의 실적도 크게 성장해 국내 치킨업체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날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는 지난해 44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4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교촌에 이어 bhc도 연매출 4000억원을 넘어선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bhc는 지난해 4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7% 늘어난 수준. 영업이익도 1300억원에 달해 영업이익만 보면 교촌치킨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어 제너시스비비큐도 32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2.1%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배 이상(119.3%) 오른 55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외식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치킨업계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도 "가맹점 매출 증가는 비대면 시대 배달 수요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